캄보디아를 중심으로 한 동남아 범죄 네트워크가 또다시 국제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엔 일본 폭력단 ‘야쿠자’와 중국 범죄조직이 협력해 ‘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 단지’를 직접 설립·운영한 정황이 드러났다.
일본 경찰은 최근 용의자들을 대거 검거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일본 경찰, “범죄단지 핵심 관리자는 중국인 2명”

일본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이치현 경찰은 캄보디아와 일본을 오가며
보이스피싱 단지를 관리한 중국 국적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올해 6월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된 일본인 피의자 29명의 상급 관리자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일본인 인력을 관리하고 통역 및 지휘를 맡은 중간보스급 인물”로 보고 있다.
29명의 일본인은 프놈펜 공항에서 송환됐으며, 이들이 활동한 범죄 단지는
보이스피싱·로맨스스캠 등 디지털 금융사기 거점으로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 “야쿠자와 중국 조직, 공동 운영 정황 포착”

한편 일본 경시청은 또 다른 단지에서 야쿠자 조직원이 중국인과 함께 범죄 네트워크를 구축한 정황을 확인했다.
주요 인물은 중국인 젠 링(Zhen Ling)과 일본인 미야시로 쇼헤이.
이들은 지난해 5월 캄보디아 현지에 범죄 거점을 세우고
약 50억 엔(한화 약 470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두 조직이 사전에 접촉해 단지 설립을 준비했고,
운영 과정에서도 이익을 분배하며 협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 폭력단이 해외로 조직을 확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일본, 중국, 태국을 잇는 ‘범죄 공급망’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경찰 사칭 자동응답기”… 정교해진 피싱 수법

경시청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이들은
‘경찰청 자동응답 서비스’를 가장한 보이스피싱 시스템을 활용했다.
피해자는 “전화번호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경고를 듣고 1번을 누르면
‘경찰관’을 사칭한 인물이 등장해 앱 설치와 송금을 유도했다.

한 피해자는 지시에 따라 네 차례에 걸쳐 총 3,000만 엔(약 2억8,000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법은 한국에서 적발된 전화금융사기 조직과 유사한 형태다.

🧳 “고수익 알바” 미끼로 유인된 일본 청년들

조직은 ‘고수익 해외 아르바이트’ 광고를 내세워 일본 내 지원자들을 모집했다.
태국·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로 입국한 이들은
현지 도착 즉시 여권을 압수당하고, 총기로 무장한 경비원 아래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전화 업무”를 강요당했다.

한 탈출자는 “편의점, 술집, 이발소까지 갖춰진 닫힌 단지 안에서
수백 명이 동시에 범죄에 가담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단지 내부 인원이 1,000명 이상일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 확산되는 ‘범죄단지’… 동남아 전역이 온상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이후 동남아 4개국(태국·필리핀·캄보디아·베트남)에서
보이스피싱 단지에 가담한 일본인만 178명에 달한다.
특히 2019년 필리핀에서는 한 단지에서만 52명이 한꺼번에 체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범죄의 글로벌화 현상”으로 분석한다.
불법 네트워크는 국경을 초월해 움직이며,
인터넷 금융망과 가상화폐를 활용해 자금 세탁을 반복한다.

⚠️ “이제는 해외에 있는 범죄자들이 일본 피해자를 노린다”

일본 내에서는 “범죄 거점을 없애기 위해선 캄보디아·태국 등과의 정보공조가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경찰은 내년부터 현지 정부와 공조 체계를 강화해
‘보이스피싱 단지 국제공동 단속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