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삼성월렛(Samsung Wallet)’의 금융 기능 강화를 위해 우리은행과 손을 잡았다.
애플페이(Apple Pay)의 국내 확장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양사는 10월 15일 ‘삼성월렛머니 우리통장’과 ‘우리적금’ 등 연동형 수신상품 2종을 출시하며, 디지털 결제 중심의 핀테크-은행 협업 모델을 본격화한다.

🔹핵심 상품 구조

삼성월렛머니 우리통장은 일명 ‘파킹통장’으로,
하루 단위로 입출금이 가능한 자유형 계좌다.
삼성월렛머니와 연결하면 200만 원 이하 잔액에 대해 최대 연 3.5% 금리가 적용된다.
한정 판매 20만좌로, 단기 자금 관리형 고객을 겨냥했다.

우리적금은 월렛 전용 적금으로,
최대 연 7.5% 금리, 납입 한도는 월 30만 원이다.
만기는 6개월 또는 1년으로 설정 가능하며,
월렛 결제 실적이나 자동이체 조건 충족 시 추가 금리 우대가 붙는다.


🔹삼성의 전략: ‘결제 생태계를 예금으로 확장’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페이를 기반으로 결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했지만,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애플페이가 급부상하면서 결제 충성도 경쟁이 심화됐다.

이에 삼성은 결제 영역을 넘어 저축·예금 등 자금 보유 기능까지 확장하며,
“사용-결제-저축”이 한 플랫폼 안에서 돌아가는 구조를 구축 중이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 확장이 아닌, 핀테크 기반의 ‘소비 데이터 자산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은 고객의 주 거래 계좌를 월렛에 묶어두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은행은 고객 확보 효과를, 삼성은 결제 점유율 상승을 기대하는 윈윈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페이 vs 삼성월렛: 정반대의 접근

애플페이는 국내에서 신용카드 중심의 결제 생태계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아이폰 충성도가 높은 MZ세대 중심 시장 장악력이 강점이다.
그러나 예·적금 등 금융상품과의 연계성은 아직 미비하다.

반면 삼성월렛은 ‘결제 후 잔돈 관리’와 ‘고금리 적금’으로 금융 기능을 강화해
애플페이의 결제 편의성에 금융 혜택이라는 무기를 결합하고 있다.

결국, 이번 협업은 단순한 은행 상품 제휴가 아니라
디지털 결제 플랫폼의 금융화(financialization) 시도로 평가된다.

🔹시장 파급력

국내에서는 최근 고금리 예금이 빠르게 사라진 상황에서,
연 7.5%대의 적금은 심리적 주목 효과가 매우 큰 상품이다.
특히 2030세대의 ‘짧고 높은 수익형 적금’ 선호와 맞물려,
삼성월렛의 신규 가입자 유입을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에서는 이 제휴를 계기로
“테크기업과의 협업이 곧 고객 유입의 핵심 채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