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제개편·금리인하 기대 속 ‘현금 흐름형 투자’ 급부상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 이후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현금이 나오는 종목’으로 옮겨가고 있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 투자’가 다시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최근 정부가 예고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정책이 맞물리면서,
고배당 금융주를 중심으로 한 배당 테마가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 코스피 조정 이후 “배당으로 버티자”

지난 3일 4,221선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이후 3,900선으로 밀리며 조정을 받았다.
단기 차익 실현세가 몰리자, 변동성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은 **‘따박따박 들어오는 배당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자금 흐름도 이를 증명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 국내 배당주 펀드 325개에 약 685억 원이 순유입됐다.
한동안 성장주에 밀렸던 배당주 펀드로 다시 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 분리과세 추진, 금융주 투자에 ‘세제 모멘텀’

현재 정부는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을 다른 소득과 분리해 과세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고배당 종목 투자자의 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기존에는 연간 배당소득이 2,000만 원을 넘을 경우,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5%의 세율이 적용됐다.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일정 비율(정부안 35%, 야당안 25%)로 별도 과세되어
실질 배당수익률이 1~2%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가 연말 투자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이들의 2025년 예상 배당수익률은 3~5%,
향후 1~2년 내에는 최대 6%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배당 + 자사주 소각” 투트랙 정책이 촉매

정부·여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포함한 상법 개정안을 연내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한 뒤 의무적으로 소각해야 해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커진다.
배당과 병행되는 ‘현금 환원 강화’ 정책이 실질적인 주가 방어 장치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특히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예금·채권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현금흐름+주가 상승 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배당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 통신·정유주도 ‘숨은 고배당주’ 부각

금융주 외에도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 와 정유 업종(S-Oil, GS칼텍스 등) 이
대표적인 고배당 섹터로 꼽힌다.
통신주는 배당성향이 40% 이상으로 안정적이고,
정유주는 국제 유가 반등과 함께 배당 확대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단순히 배당률이 높은 기업보다,
현금흐름이 꾸준하고 배당 이력이 지속적인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 세제 개편안, 시장 기대치 ‘25% vs 35%’ 줄다리기

현재 정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35%,
더불어민주당은 25%로 제시하며 법안 조율에 나섰다.
최종 세율이 결정되면, 내년 배당 시즌에는 세제 효과가 주가에 즉각 반영될 전망이다.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배당 투자 활성화를 위해 최고세율을 25%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 전문가 한마디 — “조정장일수록 현금흐름 중심 투자로”

시장 전문가들은 “지수 조정기일수록 배당주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한다.
기업의 이익 안정성과 배당 지속성이 투자 판단의 핵심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세제·회계 투명성 강화 기조로,
향후 한국 시장에서도 ‘배당의 질’을 따지는 가치 중심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