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의 대명사로 성장한 런던베이글뮤지엄(이하 런베뮤)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급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조직 피로와 관리 부실이 직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규제·유통·여론의 압박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감독 전면 확대…노동 이슈, 브랜드 이슈로 번지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런베뮤 전 지점과 운영사 LBM 산하 사업장 전반을 감독 대상으로 넓혔다. 주 52시간 준수, 근로계약의 적법성, 임금 체불 여부 등이 주요 점검 항목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일부 위반 정황이 포착되면서 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사건의 도화선은 7월 인천 지역 숙소에서 발생한 직원 사망이었다. 유족 측은 사망 직전 주간 80시간 안팎의 초장시간 근무가 있었다고 주장했고, 최근 수주간 평균 근로시간 역시 고강도였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회사는 법적 분쟁을 일단락했다고 밝혔지만, 내부에서는 퇴직금·연장수당·쪼개기 계약 등 추가 제보가 이어지며 신뢰 훼손이 커졌다.


▲유통 채널의 ‘거리 두기’…확산하는 사업 리스크

온라인몰 컬리는 런베뮤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상품 준비 중’으로 표기되며 사실상 철수 상태다. 백화점·대형 리테일 등 오프라인 채널에도 파장이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 이슈가 거래선 리스크로 전이될 경우, 매출과 현금흐름 안정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희소성 전략’의 역설…과부하 누적

런베뮤는 2021년 안국 1호점 이후 소수 매장을 고집하며 희소성을 유지했고, SNS 확산을 통해 대기 행렬 자체를 ‘콘텐츠’로 전환했다. 결과는 화려했다. 작년 기준 매출 약 800억 원, 영업이익률 30%대라는 이례적 수익성을 기록했다. 그러나 제한된 점포 구조에서 폭증한 수요를 감당하는 과정이 내부 인력의 과부하로 귀결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산업재해 승인 건수 증가 추세도 이에 대한 간접 신호로 읽힌다.

▲침묵의 비용…브랜드 세계관과 책임의 간극

SNS 서사와 공간 디자인으로 브랜딩을 견인했던 창업자는 논란 이후 공개 메시지를 자제해 왔다. 인수·매각 일정과 시기가 겹치면서 책임 회피 논란이 커졌고, 이는 ‘감성·경험’에 기대어 형성된 충성 고객층의 신뢰를 흔드는 변수가 됐다. 강력한 팬덤형 외식 브랜드일수록 위기 국면의 소통·조치는 곧 브랜드 자산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