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5일 오전, 코스피가 개장 직후 4000선이 무너지며 3800대로 급락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시장이 하루 만에 흔들리면서, 그 배경에는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의 발언이 있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빚투도 레버리지 투자”…발언 하루 만에 시장 급락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빚내서 하는 투자(빚투)도 일종의 레버리지 전략”이라며 “감당 가능한 수준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빚투’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자는 취지였지만, 코스피가 연속 급등세를 보이던 시점에 나온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빚을 내서라도 주식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동반 급락, 코스피 6% 가까이 하락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매도세가 쏟아지며 한때 6% 가까이 빠졌다.
삼성전자는 6% 넘게 하락하며 9만 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는 54만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 과정에서 코스피200 선물지수 하락률이 5%를 넘어서며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단기 과열된 시장이 외부 발언을 트리거로 급격한 조정을 맞은 전형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 “서민 대출은 막고 주식은 빚내라?”…여론 냉소
온라인 커뮤니티와 투자자 게시판에는 “집 살 때는 대출 규제하더니 주식은 빚내서 하라니 모순”이라는 비판과 함께 “당국이 시장을 오판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부동산 투기는 잡겠다고 하더니 주식시장에는 불을 붙였다”며 “정책 일관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 글로벌 악재도 한몫…AI
기술주 조정, 나스닥 2%대 하락
이번 급락은 국내 요인뿐 아니라 미국발 불안도 겹쳤다.
하루 전 뉴욕증시에서는 나스닥지수가 2.04% 하락하며 기술주 중심으로 약세를 보였다. 특히 AI(인공지능) 관련 종목이 “고평가” 논란에 휘말리며 매물이 쏟아진 점이 국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전문가 “단기 조정, 그러나 구조적 강세는 유효”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은 과열 구간에서의 기술적 조정으로, 장기 추세를 흔들 수준은 아니다”라며 “레버리지와 빚투를 혼동하지 말고, 리스크 관리 중심의 투자문화 정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일부는 “금융당국의 발언 하나가 시장 불안을 증폭시킨 것은 그만큼 투자심리가 민감하다는 신호”라며 “당국은 시장 언어의 무게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