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투자자들이 낮 시간대에도 미국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시스템 사고로 중단됐던 해외주식 ‘주간거래 서비스’가 1년 2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8곳이 이날부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재개했다.
이번 조치는 국내 투자자들이 밤을 새우지 않고도 미국 시장 종목을 실시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투자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 블랙먼데이 사태 이후 1년 만의 복귀
해외주식 주간거래는 지난해 8월, 이른바 ‘블랙먼데이’ 당시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Blue Ocean)에서 접수된 주문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면서 중단됐다. 당시 단일 거래소에 의존했던 구조가 문제로 지적되며,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 큰 혼란을 겪었다.
이후 금융당국과 업계는 재발 방지를 위해 시스템 전반을 점검했고, 복수 거래소와의 계약 체결 및 백업 체계 강화를 추진해왔다. 그 결과 이번 재개에서는 기존 블루오션 외에도 ‘브루스(Bruce)’와 ‘문(Moon)’ 등 새로운 미국 ATS 두 곳과 추가 계약을 맺어 리스크 분산에 나섰다.
■ 강화된 안전장치와 투자자 보호
이번 재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투자자 보호 강화다. 증권사들은 거래 오류가 발생할 경우 즉시 거래를 취소하고 투자자 잔고를 신속히 복구할 수 있는 ‘롤백 시스템(rollback system)’을 새로 도입했다.
또한 주간거래 특성상 유동성 부족이나 가격 왜곡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전 고지 및 손실 보상 기준을 명확히 하도록 내부 절차를 강화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복수 거래소 구조로 운영돼 서비스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주간거래가 재개되면 직장인 투자자들의 거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국내 투자자 접근성 확대 기대
그간 미국 주식은 현지 거래시간(한국 기준 밤 10시30분~다음날 오전 5시) 때문에 일반 직장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낮 거래’ 시장이 열리면서 투자시간 제약이 완화될 전망이다. 특히 ETF, 테슬라·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 거래량 확대가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간 거래 시 거래량이 제한적이고 호가 간격이 넓을 수 있어, 주문 체결 리스크와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