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오는 부산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고위급 외교 접촉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양국 외교수장은 전화 통화를 갖고 무역과 외교 현안, 고위급 교류 재개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통화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회담을 앞둔 사전 조율의 성격이 짙다.
■ 왕이 “대등한 대화가 안정의 출발점”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통화에서
“양국은 정상 간의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평등과 존중, 호혜의 정신으로 관계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압박과 대립보다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조정해야만 중미 관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교류를 이어온 만큼, 그 신뢰는 양국 관계의 가장 소중한 전략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왕 부장은 최근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중 무역협상을 언급하며 “양측이 입장을 명확히 하고 상호 이해를 높였다”며
“무역 현안을 대등하게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 미 국무장관 “세계에 긍정적 신호 보내야”
이에 대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중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 중 하나”라며
“고위급 교류를 통해 세계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에 맞춰 “경쟁하되, 관리 가능한 경쟁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미국 내에서는 무역 불균형, 반도체 공급망, 남중국해 군사 활동 등 핵심 현안을 두고 중국과의 대화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 APEC 계기 6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
양국 정상은 오는 10월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6년 만에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무역 갈등 완화 ▲기술 패권 경쟁 조정 ▲기후변화 대응 협력 ▲동아시아 지역 안보 현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이 **트럼프 행정부 3기 출범 이후 미·중 관계의 ‘재설정 시그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 의회 내 강경파와 중국 내 보수세력의 입장 차가 여전히 존재해, 실질적 합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 관계 안정이 전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전문가들은 이번 고위급 통화와 정상회담 준비 과정이 세계 금융시장 안정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미·중 무역휴전 기대감에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원자재·물류 업종을 중심으로 ‘중국 리스크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정치 전문가 한 관계자는 “중미 양국이 전략적 경쟁 구도를 유지하되, 위기관리를 위한 협력 틀을 복원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통화는 그 방향성을 확인하는 상징적 조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