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열리는 40대 미혼자 대상 템플스테이 ‘나는 절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단 20명을 선발하는 자리에 1천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며, 불교계의 ‘명상형 인연 찾기 프로그램’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40대 미혼자 1천여 명 신청…여성 경쟁률 62대 1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다음 달 15~16일 진행되는 ‘나는 절로, 수덕사’ 프로그램에 총 1,012명이 참가 신청을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모집은 35세에서 49세 사이의 미혼 남녀만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남녀 각각 10명씩만 선발한다.
그 결과 남성 390명, 여성 622명이 지원, 경쟁률은 각각 39대 1, 62.2대 1에 달했다.

도륜 스님(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은 “지난해부터 40대 연령층의 참여 문의가 급증했다”며
“단순한 소개팅이나 이벤트가 아니라, 수행과 명상 속에서 진정성 있는 만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교식 인연 프로그램의 진화…‘나는 SOLO’ 패러디로 대중화

‘나는 절로’ 시리즈는 2013년 미혼 남녀 템플스테이로 시작해, 2023년부터 TV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는 SOLO’**를 패러디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이후 쌍계사·봉선사·직지사·신흥사 등 전국 주요 사찰에서 이어지며, 실제 결혼으로 이어진 커플도 다수 나왔다.

최근 경북 김천 직지사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24명의 참가자 중 6쌍이 커플로 이어졌다는 후문도 있다.
참가자들은 사찰 체험과 명상, 공양, 산책, 좌선 등을 함께 하며 ‘자연스러운 교류’를 나누는 것이 특징이다.

▲“명상 속 진심을 본다”…중년층의 새로운 만남 방식

이번 ‘수덕사 편’은 특히 40대를 위한 맞춤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연애 목적이 아니라
“삶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주제로 구성됐다.
사찰 관계자는 “직장과 사회생활로 지친 이들이 자기 성찰과 새로운 인연을 동시에 찾는 흐름”이라며
“명상·마음공부·대화법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참가자 모집 당시에는 “세속적 만남보다 인간적인 교감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SNS에서는 “절에서 인연 찾기, 진짜 힐링이자 도전”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저출생 시대, 불교계의 ‘사회적 해법’ 시도

불교계는 이번 프로그램을 단순한 문화 이벤트가 아닌 저출생 사회의 새로운 해법 실험으로 본다.
종교적 가치와 인간관계를 접목해 ‘관계 단절 사회’를 치유하고 건강한 만남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관계자는 “사찰이 단순한 수행 공간을 넘어
‘삶의 쉼표이자 사람 간 연결의 장’으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불교와 MZ·X세대의 접점 넓히는 계기

불교계는 이번 ‘나는 절로’ 열풍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할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한 홍보와 온라인 신청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서,
‘명상·인연·힐링’을 중심으로 한 뉴불교 콘텐츠 시장이 새롭게 형성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현대인들이 절에서 인연을 찾는다는 사실은, 단순한 연애보다 ‘공감과 가치 중심 관계’에 대한 사회적 전환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인연은 수행 속에서 생긴다”

도륜 스님은 “이번 수덕사 행사는 외형적인 만남보다 내면의 성숙을 중시한다”며
“서로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비우는 명상을 통해 진정한 관계가 싹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행사 참가자들 중 상당수가 “명상과 수행을 통해
‘내가 원하는 인연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향후 일정

‘나는 절로, 수덕사’는 11월 15일부터 16일까지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진행되며,
사찰 체험·명상·법문·인연의 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향후 50대 대상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