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가계대출 규제가 다시 강화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들이 주력 상품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은 주담대 한도 축소와 총량 규제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되고,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 가계대출 조이기에 인뱅 실적 둔화

최근 금융정보업체 분석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3분기 순이익은 약 1,200억 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케이뱅크 역시 가계대출 의존도가 90% 이상으로, 정부 규제가 강화될수록 대출 확대에 제약이 따른다.

정부는 지난 6·27 대책에 이어 10·15 대책을 통해 주택가격 구간별 대출한도를 세분화했다.

15억 원 초과~25억 원 이하 주택: 한도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 한도 2억 원

이로 인해 인뱅들이 보유한 ‘비대면 주담대 경쟁력’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개인사업자 대출로 시선 이동

규제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인뱅들은 기업·소호(SOHO) 고객 중심의 대출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4분기,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상품은 신청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담보를 확보한 만큼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신속한 승인 프로세스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케이뱅크는 이미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을 운영 중이며, 금리는 연 3.2% 수준으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개인사업자 고객은 2023년 말 100만 명에서 2025년 현재 200만 명 이상으로 2배 증가했다.
비대면 편의성과 금리 경쟁력을 앞세운 공격적 영업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과제는 ‘건전성 관리’

문제는 비대면 중심의 리스크 관리 체계다.
대면 영업망이 부족한 인뱅들은 대출 이후 연체율·상환능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소상공인 중심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경기 침체 시 타격이 빠르게 전이될 수 있다.
담보가 있다고 해도, 회수까지의 시간 지연과 부동산 가치 변동 등 잠재적 위험요인이 존재한다.

🔍 전문가 진단: “이자 장사 한계… 리스크 기반 금융로 전환해야”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의존도가 높은 인뱅 구조상, 단순 예대마진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며
“앞으로는 담보 기반의 개인사업자 대출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위험관리 역량 강화가 수익성 방어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디지털 은행의 경쟁력은 금리나 편의성이 아니라 ‘얼마나 정교하게 리스크를 통제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향후 인뱅의 영업 방향이 ‘주택 → 사업자’, ‘대출 → 자산운용·중개 수수료’로 점진적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의 대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시장 내 경쟁 강도가 높아져 금리·조건 경쟁 심화와 건전성 저하 리스크가 동시에 부상할 수 있다.

디지털 은행의 다음 과제는 속도보다 ‘질적 성장’이다.
단기적 실적 방어보다, 데이터 기반 심사·사후관리 인프라를 강화해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