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부에서 기준금리 인하 폭을 두고 의견차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노동시장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0.25%포인트 인하가 적절하다”고 밝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스티브 마이런 이사는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0.5%포인트 ‘빅컷’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월러 이사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급격한 조정은 정책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며 “0.25%포인트 인하 후 경제 반응을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성장세는 여전히 강하지만 노동시장은 둔화되고 있다”며 “정책 결정은 두 흐름의 균형 속에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의장 역시 최근 노동시장의 약세를 언급하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의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며 “인플레이션과 고용 사이의 균형점이 과거보다 근접해 있다”고 진단했다.


Fed는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연 4.00~4.25%로 조정했으며, 오는 28~29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반면 마이런 이사는 “노동시장 둔화뿐 아니라 미·중 무역 갈등이 경기 하강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금리 인하로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안에 0.25%포인트씩 세 차례 인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월러의 ‘점진적 인하론’과 마이런의 ‘빅컷론’이 FOMC 내 주요 논쟁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번 회의 결과가 연말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