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보다 내용이 중요”…대통령실 비상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회의에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일정이 정말 필요한지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임기 초반 잦은 외부행사가 불가피했지만, 이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효율적 국정운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은 “하루에도 여러 장소를 오가다 보니 보고서를 차분히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며 업무의 질적 효율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1일 일정만 보더라도 오전에는 충남 계룡대 국군의날 행사, 오후에는 일산 킨텍스의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출범식, 저녁에는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접견 등 숨 돌릴 틈 없는 스케줄이었다.


■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야 빛난다”는 부처, 비상 걸려

이번 조정으로 대통령 일정에 포함됐던 일부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음 주 예정된 해군 잠수함 진수식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대통령 참석을 요청했던 관계부처와 기관들은 일정 변경으로 혼선을 빚고 있으며, 대통령 참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국정운영 ‘속도보다 집중’으로 방향 전환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이제는 다양한 정책을 깊이 있게 검토하고 챙기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상징적인 외부 행보보다는 정책 실무 중심의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국정 리듬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시를 ‘메시지 분산 방지’와 ‘정책 집중 강화’로 해석한다. 하루에도 수차례 외부 일정을 소화하던 기존 패턴이 대통령 메시지의 무게감을 희석시켰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조치로 보인다.

■ 분석: 국정운영 스타일의 전환점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닌 국정운영 철학의 변화 신호로 읽힌다.
‘이벤트 중심의 정치’에서 ‘정책 중심의 국정’으로 초점을 옮기겠다는 의지다.
다만, 대통령의 외부 노출이 줄어들면서 소통 부재나 현장감 약화에 대한 우려도 병존한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은 ‘속도와 집중’, ‘공개와 내실’이라는 두 축의 균형 속에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