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액션 시리즈 올드 가드가 5년 만에 돌아왔다. 2025년 7월 공개된 올드 가드 2는 전편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더 큰 세계관을 예고하지만, 오히려 이야기의 중심을 흐트러뜨리는 미완성의 여운을 남긴다.
📌 불사 집단의 귀환, 그러나 균열이 시작된다
1편의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 앤디(샤를리즈 테론)는 치명상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불사의 끝’을 맞았다. 그러나 이번 속편에서 그녀의 전투력은 여전하다. 이야기는 신입 불사 닐(키키 레인)이 완전히 팀에 녹아든 상태에서 시작된다. CIA의 배신자 코플리(치웨텔 에지오포)와 함께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서의 임무를 수행하며 팀워크를 다진다.
그러나 이야기를 진짜 뒤흔드는 건 앤디의 오랜 동료이자 배신자인 부커(마티아스 쇼에나에르츠)가 불러오는 옛 인물, 퀸(베로니카 응오)의 귀환이다. 수백 년 전 마녀로 몰려 철제 관 속에 수장된 퀸은 오랜 고통 끝에 구출되지만, 그녀를 꺼내준 이는 뜻밖의 존재다.
📌 디스코드의 등장 – 불사 세계의 새로운 위협
디스코드(우마 서먼)는 이 시리즈의 새로운 적수로 등장한다. 그녀는 앤디보다 더 오래 살았다는 설정의 최고령 불사자다. 그러나 세월이 준 건 지혜가 아닌 냉혹함이었다. 디스코드는 불사자들이 인간과 어울리며 박해받는 건 오히려 약함 때문이라고 보고, 권력과 부를 독점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
앤디의 팀워크와 연대의 철학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그녀의 사고방식은, 단순한 선악 대결을 넘어 ‘불사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 숨겨진 진실과 배신의 설계
디스코드는 퀸을 되살려 팀 내 균열을 유도한다. 부커가 팀에 돌아와 위치를 알려주고, 앤디와 퀸이 재회하는 장면은 오랜 애증이 폭발하는 고통스러운 순간이다. 특히 닐과 디스코드가 나누는 대화에서 중요한 설정이 드러난다. 두 사람의 팔에 있는 탄생 표식이 각각 ‘첫 번째’와 ‘마지막’ 불사자임을 암시하며, 닐에게 특별한 힘이 숨어 있음을 시사한다.
📌 영생의 거래 – 희생과 구원의 역설
결국 클라이맥스는 공장 단지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투로 치닫는다. 디스코드는 닐이 다른 불사자들의 영생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도록 유인하려 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반전이 펼쳐진다. 부커가 자신의 불사를 앤디에게 넘겨주며 속죄의 선택을 한다. 이 설정은 시리즈 특유의 불사자 전설을 더 확장한다. 누군가의 상처를 치유하거나 생명을 건네주는 방식으로 불멸이 옮겨갈 수 있다는 신화적 해석이다.
📌 결말이 남긴 물음표
하지만 영화는 이 장대한 설정을 매듭짓지 않는다. 디스코드는 앤디의 팀원들을 포박해 헬리콥터에 실어 날아간다. 퀸은 분노 대신 화해의 실마리를 선택하고, 앤디와 디스코드의 결투는 명확한 결론 없이 어정쩡하게 끝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앤디와 퀸은 다시 손을 잡고 “내가 네 편이 될게” “아니, 네가 내 편이 될 거야”라는 대사를 주고받으며 문을 향해 달려가지만, 관객은 문이 열리기도 전에 크레딧을 맞이한다.
이 마무리는 마치 다음 편을 강제로 약속하는 예고편처럼 보이면서도, 시청자가 기대한 결실을 끝내 제공하지 않는다. 사실상 **“중간에서 끊긴 이야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 ‘올드 가드’가 던지는 질문
그러나 이 미완의 구조에도 가치 있는 지점은 있다. 올드 가드 2는 단순한 초인 액션물이 아니다. 불사의 고통, 세기와 세기를 넘는 신념의 대립, 연대와 배신, 속죄와 구원 같은 묵직한 주제를 품었다.
디스코드의 세계관은 불사의 존재가 인간성과 결합할 수 있느냐를 묻는다. 불사의 몸을 갖고도 인간다움을 지킬 수 있을까? 아니면 영원히 살기 위해 인간성을 버려야 할까?
이러한 질문은 후속편이 나오지 않더라도 팬들의 마음에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