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만에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이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이른 시기의 첫 기자회견으로, 이 대통령이 내세운 ‘직접 소통’ 기조가 본격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기자회견은 3일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되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이름이 붙었다. 형식은 기존의 일방적인 브리핑이 아닌 ‘타운홀 미팅’ 스타일을 도입해, 기자들과 원탁에 앉아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이 이번 회견을 서둘러 연 배경에는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라는 현실이 있다. 정책의 전모를 미리 알릴 기회가 없었던 만큼, 국민과 언론 앞에서 직접 국정 비전을 설명하고 당면한 현안을 소상히 밝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회견은 미리 정해진 대본 없이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질문 주제는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네 가지 큰 분야를 아우르며, 대통령이 직접 답변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사전 메시지에서 “지난 한 달간 국민의 열망을 가슴에 새기며 치열하게 달려왔다”며 “앞으로의 4년 11개월을 위해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지난 30일간의 ‘속도전’에 대한 평가다. 이 대통령은 출범 직후 정상외교 재개, 추가경정예산 편성, 3대 특검 임명, 야당과의 소통, 내각 구성 등 굵직한 과제를 빠르게 추진했다. 이번 회견에서 그는 이 성과를 부각하는 한편, 민생과 경제, 부동산, 검찰·사법개혁 등 향후 계획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같은 민감한 정책도 질문이 예상된다.

또한 대통령실 측은 이번 회견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향후 ‘국민과의 소통 모델’로 자리 잡게 할 계획도 내비쳤다.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질문을 받고 답하는 방식은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지고 국민과 대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날 일정은 기자회견뿐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오후에는 비교섭단체 5당 지도부와 오찬을 갖는다. 대통령실 정무라인에 따르면, 이는 교섭단체 지도부와의 회동에 이어 범야권과의 대화 채널을 넓히기 위한 움직임이다. “의제 제한 없이 자유로운 대화를 할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오후 3시에는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가 예정돼 있어, 당일 하루 종일 ‘소통’과 ‘조율’에 방점이 찍힌 일정이 이어질 전망이다.

취임 초기 국정 지지율을 좌우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열리는 이번 기자회견은, 이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에 어떻게 다가설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