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쇼핑몰들이 스포츠 전시를 핵심 집객 콘텐츠로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특히 30만 점이 넘는 스포츠 관련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이랜드뮤지엄의 전시가 방문객 유치 전략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는다.
이랜드뮤지엄은 지난해에만 스포츠 전시를 9회 진행하며 쇼핑몰 마케팅 트렌드를 이끌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전시가 1~2건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급격한 성장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열리던 전시는 인천, 대구, 전북 등으로 확장되며 전국 단위 행사로 자리잡았다.
■ “30년간 준비해온 30만 점 규모 스포츠 컬렉션”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뮤지엄은 약 50만 점에 달하는 소장품 중 30만 점 이상을 스포츠 분야로 채워왔다. 30년에 걸친 수집과 보존을 통해 세계적 선수의 유니폼, 장비, 사인 등 역사적 가치가 큰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이랜드뮤지엄 관계자는 “그동안 축구, 농구, 야구 등 종목을 가리지 않고 상징성 있는 유물을 확보해 왔다”며 “최근에는 전시 기획 단계에서 스토리텔링을 접목해 팬들의 관심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쇼핑몰 마케팅 판 바꾼 ‘스토리 전시’
이랜드뮤지엄의 전시는 단순히 물건을 전시하는 수준을 넘어 몰입형 콘텐츠로 진화했다. 전시장 내 음향과 조명, 응원가 등 현장감을 살리는 요소를 적극 활용해 관람객 체험을 극대화한다.
예를 들어, 올해 2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개최된 ‘위대한 축구선수 100인’ 전시는 오픈 첫날부터 팬들의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 전시는 김포공항의 한 쇼핑몰 전시홀에서 8월까지 이어지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해에는 농구를 주제로 한 ‘위대한 농구선수 75인’ 전시를 서울과 인천에서 연이어 개최하며, 인기 콘텐츠의 반복 활용으로 장기 흥행 모델을 구축했다.
■ 비용 내고라도 유치하는 전시 콘텐츠
이랜드뮤지엄의 전시는 기존의 전시 대관 방식도 뒤집었다. 통상적으로는 전시 주최 측이 공간 대관료를 지불하지만, 현재는 쇼핑몰 측이 비용을 부담하고서라도 전시 유치를 요청하는 경우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전시는 가족 단위 방문객 유치 효과가 크고, 쇼핑몰 체류 시간을 늘려 매출 증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며 “쇼핑몰 입장에서는 단발성 이벤트보다 지속 가능한 마케팅 자산”이라고 말했다.
■ “스포츠 문화유산 보존과 대중화 함께”
이랜드뮤지엄 측은 스포츠 전시를 단순한 상업 콘텐츠가 아닌 문화유산 보존과 대중화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랜드뮤지엄 관계자는 “스포츠 문화의 가치와 의미를 많은 사람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전시 기획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며 “쇼핑몰과 협업을 확대해 더 다양한 지역에서 전시를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쇼핑몰 마케팅을 넘어, 스포츠 팬덤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해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창출한 모델로 평가된다. 앞으로도 전시와 리테일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문화·상업 공간 전략이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