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15 대책을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무게중심이 규제 밖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구리와 화성 동탄은 매수세가 집중되며 단기간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그러나 최근에는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경계심이 시장에 스며들며 일부 단지는 상승 속도가 다소 완만해지는 모습이다.

■ 규제 회피 수요가 만든 ‘단기 랠리’

규제 강화 직후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갭투자 성격의 매수세였다.
실거주 의무가 강화된 다른 지역과 달리, 구리·동탄은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편이어서 거래량이 크게 뛰었다.

· 구리시의 지난 45일간 아파트 거래량은 규제 직전 대비 약 37% 증가

· 화성시는 같은 기간 약 44% 증가

이 흐름은 특정 단지의 신고가 행진으로 이어졌다.
구리 인창동의 주요 아파트들은 한 달 사이 5천만~9천만 원 상승했고, 동탄역 주변 대장 단지들은 기존 고점을 빠르게 추격하며 14억~17억 원대 수준까지 가격이 형성됐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규제 발표 직전에는 투자 목적의 매수 비중이 60%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40%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호가가 쉽게 조정되지 않아 매수자들이 옮겨 다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단기 급등 이후 시장에 퍼진 ‘신중론’

반사이익으로 가격 상승이 나타났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상승의 지속성’에 대해 보다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KB부동산 주간 매매가 상승률을 보면

· 구리: 0.1% → 0.9%

· 화성: 0.07% → 0.68%

대책 발표 이후 두 지역 모두 상승 폭이 확대됐다.
다만 이는 규제 회피 수요라는 단기적 에너지가 크게 작용한 만큼, 최근 거래 속도가 다소 둔화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의 양지영 전문위원은 “두 지역이 가진 개발 잠재력은 분명하지만, 투자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어야 상승세가 유지될 수 있다”며 “향후 금리 인하 여부, 지역 개발 모멘텀, 인근 도시의 규제 변화 등 외부 요인까지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관망과 선택의 시기…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

최근의 흐름을 종합하면 구리·동탄 시장은 ‘상승 피로감’과 ‘기대 요인’이 공존하는 과도기에 들어선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세 가지를 핵심 변수로 꼽는다.

· 금리 전환 시점

→ 금리 인하가 가시화될 경우 실수요·투자수요 모두 재유입 가능.

· 지역 개발 계획 실현 여부

→ 동탄의 광역 교통망, 구리의 주변 개발 시너지 등 장기 가치 확인 필요.

· 규제 체계 재편 가능성

→ 특정 지역에 대한 추가 규제가 나올 경우 심리가 빠르게 바뀔 수 있음.

단기 급등이 나타난 만큼 가격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규제의 영향이 제한적인 지역이라는 점에서 중장기 관점의 접근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