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핵심 경제 참모들이 2026년 미국 경제에 대해 강한 낙관론을 내놨다. 침체 가능성을 부인하며 “2026년은 매우 강한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한편, 고물가의 원인을 관세가 아닌 서비스 물가에서 찾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2026년을 미 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내비쳤다.
■ 美 재무장관 “2026년, 매우 강한 성장…인플레 압력도 낮아질 것”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NBC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 인터뷰에서 2026년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2026년에 대해 매우, 매우 낙관적”이라며
“강한 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동시에 구현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낙관론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지난 7월 의회를 통과한 대규모 감세 법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 집약된 이 법안에는
· 팁·초과근무수당 등에 대한 세금 감면
· 자동차 할부이자에 대한 소득공제
등이 포함돼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런 조치들이 가계의 실질 소득을 늘려 소비를 자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비 경감 정책도 추가로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주 안에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후속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하며, “가계의 필수 지출 부담을 줄이면 성장 잠재력이 더 커진다”는 논리를 폈다.
■ “집값·금리 민감 부문은 침체…하지만 관세 탓은 아니다”
낙관론 속에서도 베선트 장관은 일부 영역의 부진은 인정했다.
“주택 시장은 분명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금리에 민감한 부문은 경기 둔화 혹은 침체 상태에 가깝다”고 진단하며 부동산·금리 민감 업종의 부담을 언급했다.
다만 최근 미국의 높은 물가에 관해서는 ‘관세발 인플레이션’ 책임론을 일축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연준 목표치(2%)를 넘어서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화해온 관세 정책이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베선트 장관은
· 농축산물 등 식품 관련 관세 인하 조치가 ‘관세 인플레’ 인정이라는 지적에 대해 “오랜 무역 협상 결과”라고 선을 긋고,
· “수입 물가 데이터를 보면 재화(상품) 가격은 거의 오르지 않고 있다”며
· “최근 인플레이션은 서비스 부문의 가격 상승이 주도하고 있으며, 관세와는 본질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여러 요인이 뒤섞인 복합 지표”라며 “정부가 통제 가능한 요인을 최대한 낮추려 하고 있고, 특히 에너지 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물가는 전반적으로 진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해싯 NEC 위원장 “2026년은 ‘대박의 해’…고용·투자 모두 강하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미국 경기 전망에 대해 비슷한 톤의 낙관론을 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고용지표는 시장 예상의 두 배 수준으로 좋았고,
9~10월 사이에 주요 기업들이 20개 이상의 신규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근거로 “2026년은 미국 경제에 있어 ‘대박의 해’가 될 수 있다”고 표현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여파를 인정했다.
해싯 위원장은 “셧다운 영향 때문에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1.5~2%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일시적 충격일 뿐 중장기 성장 흐름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 “2026년은 금리 인하의 해”…새 연준 의장 등장 가능성도 언급
관심을 끈 대목은 금리와 연준 리더십에 대한 언급이다.
해싯 위원장은 “새로운 연준 리더십이 등장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며,
“2026년이 금리 인하의 해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현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종료된다.
해싯 본인도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그는 “대통령이 연말이나 새해 무렵 연준 의장 인선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책 기조와 통화정책 경로가 2026년을 기점으로 크게 바뀔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 관세·인플레·금리…“낙관론이 현실이 될지는 별개 문제”
· 트럼프 경제팀의 메시지를 종합하면,
·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성장은 가속
· 서비스 물가와 일부 부문 부진은 정책 조합으로 관리 가능
2026년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전환까지 기대
라는 구상이다.
다만
· 실제로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 셧다운·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신용·금리 리스크,
· 연준 독립성과 정치적 압력 문제
등을 감안하면, 이들의 낙관론이 그대로 현실화될지는 시장의 냉정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분명한 것은,
2026년 미국 경제를 둘러싼 키워드는 ‘성장 vs 인플레 vs 금리 인하’라는 세 축의 줄다리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