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애매한 처지가 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남아 있는 아시아나 마일리지’다. 항공사 합병과 함께 마일리지 제도도 통합이 진행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지금 뭘 하는 게 최선이냐”는 현실적인 고민이 이어져 왔다.

국내 신용카드·마일리지 비교 플랫폼인 카드고릴라가 10월 14일부터 11월 3일까지 약 3주 동안 홈페이지 방문자 1,2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가장 많이 선택된 대응 전략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의 전환’이었다.

응답자의 약 68.6%(883명)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바꾸겠다”고 답하며 압도적인 1순위로 꼽혔다.

그다음으로는

아시아나·스타얼라이언스 보너스 항공권 발권 활용이 16.1%(207명),

좌석 업그레이드·항공권 복합 결제가 9.3%(120명),

호텔·기타 제휴처 사용 등 기타 활용은 6.0%(77명)에 그쳤다.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마일리지 ‘계산법’이 바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12월 합병이 최종 확정되며,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자회사 체제로 편입됐다. 이 과정에서 두 회사의 마일리지 제도도 통합안이 확정됐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항공 탑승으로 적립한 아시아나 마일리지
→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1:1 비율로 전환

카드·제휴사 사용으로 쌓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 1:0.82 비율로 대한항공 마일리지 전환

즉, 동일한 ‘1마일’이라도 어디에서 쌓았느냐에 따라 실제 전환가치가 달라지는 구조다. 카드 이용으로 마일리지를 모아온 소비자 입장에서는 체감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편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2026년까지는 적립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합병 발표 이후 올해 4월부터 카드사들이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 상품을 잇달아 단종시키면서, “앞으로도 계속 모을 만한 마일리지냐”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태다.

최근 카드사들은 여신금융협회를 통해, 이미 발급된 아시아나 마일리지 카드에 한해서는 남은 유효기간 동안 ‘1,000원당 1마일’ 적립 구조를 유지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이용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 왜 사람들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몰릴까

카드고릴라 고승훈 대표는 설문 결과에 대해, 그동안 높은 적립률 때문에 아시아나 마일리지 위주로 모아온 소비자 층이 두터웠다는 점을 먼저 짚었다. 다만 합병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통합 이후에도 최대 10년간 유지가 가능하지만, 사용 환경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스타얼라이언스 제휴 항공편 이용이 제한되고,

보너스 항공권 발권 난이도(좌석 확보)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즉, 숫자로는 ‘마일리지 유효기간 10년’이라는 여유가 남아 있지만, 실제 쓸 곳이 줄어들고 조건이 까다로워진다면 보유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 소비자가 “차라리 대한항공 마일리지 체계 안으로 들어가, 중장기적으로 활용성을 확보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