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11월 들어 국제 자동차 시상식에서 잇달아 호평을 받으며 전동화 중심의 제품 전략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부터 현대차의 초소형 전기차,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까지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고르게 인정받으며 그룹 전체의 기술력과 상품성을 입증한 셈이다.
■ ‘더 기아 PV5’, 패밀리카 부문에서 이례적 수상
가장 주목받은 모델은 기아의 PBV 라인업인 ‘더 기아 PV5’ 승용 모델이다. 영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가 선정한 2026년형 시상식에서 ‘올해의 패밀리카’로 뽑히며 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전통적으로 SUV나 세단이 차지해온 패밀리카 부문에서 경상용 전기밴 기반 모델이 수상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넓은 적재·승차 공간, 정숙한 주행감, 전기차 특유의 효율성 등 실사용 기반의 요소가 소비자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업무용 이미지에서 벗어나 가족용 차량으로 활용도까지 넓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수상이기도 하다.
이보다 앞선 글로벌 시상식에서는 같은 모델이 ‘세계 올해의 밴’ 부문 최우수 차량으로 선정되며 두 개의 굵직한 상을 연달아 수상했다. PV5는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는 PBV 플랫폼의 대표 모델로, 상용부터 레저·가정용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가능한 구조를 지녔다.
■ ‘캐스퍼 일렉트릭’, 소형 전기차 경쟁력 입증
현대차의 소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 역시 글로벌 평가에서 돋보였다. 해당 모델은 ‘올해의 소형차’와 ‘2만5000유로 미만 최고 차량’ 부문에서 각각 수상하며, 도심형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효율 중심의 설계, 부담 없는 가격대, 실용적 공간 구성 등을 강점으로 내세워 1~2인 가구·초보 운전자·세컨카 수요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 제네시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평가에서 존재감 강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이달 글로벌 시상식에서 ‘최고의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로 선정됐다.
독일과 영국 브랜드 중심으로 형성된 럭셔리 시장에서 신생 브랜드인 제네시스가 연달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GV 시리즈 중심의 디자인 완성도, 브랜드 아이덴티티 강화, 실내 감성 품질 개선 등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평가된 결과다. 전동화 라인업 확대 속도 역시 시장에서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 단순한 ‘상복’이 아니라 전략 방향성의 검증
현대차그룹이 한 달 동안 다섯 건의 굵직한 글로벌 상을 수상한 것은 단순한 운이 아니라 전동화·PBV·프리미엄 세그먼트라는 그룹의 전략 축이 모두 제 자리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기아의 PBV 전략은 상용차에 한정되지 않고 생활 밀착형 모빌리티로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현대차는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실용성 중심의 포지션을 확고히 하고 있다. 제네시스 역시 럭셔리 시장에서 브랜드 체급을 끌어올리며 그룹 전체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양한 플랫폼과 가격대에서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점이 현대차그룹의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전기차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실사용자 중심의 설계와 개별 시장에 맞춘 제품 전략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