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세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재산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가 24일(현지시간)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 전체 자산은 지난 9월 초 약 77억달러 수준에서 최근 67억달러 안팎으로 감소했다. 감소 폭은 약 10억달러(한화 약 1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자산 축소는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가상자산 및 관련 투자 상품 가치가 일제히 떨어진 데 따른 결과다. 가상자산 시장을 대표하는 비트코인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17일 9만5000달러 선에서 21일 8만1000달러까지 하락했다. 지난 10월 초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30% 이상 떨어지며 고점 대비 조정 폭이 유난히 컸다.

■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그룹 가치도 급락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트루스소셜 모기업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그룹(TMTG)’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회사가 보유한 가상자산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TMTG는 싱가포르 기반 거래소 크립토닷컴의 CRO 토큰을 상당량 매입했으며, 이 토큰의 가치는 불과 몇 달 사이 절반 가까이 축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 에릭 트럼프가 보유한 비트코인 채굴 기업 지분도 반 토막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지분 7.5%를 들고 있는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ABTC)’의 주가 역시 급락했다. 지난 9월 초 약 6억3000만달러로 평가됐던 그의 지분 가치는 최근 들어 3억달러가량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 ‘트럼프 밈코인’도 연일 약세

대선 이후 큰 관심을 끌었던 ‘트럼프 밈 코인’ 역시 하락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월 말 이후로만 4분의 1 가까이 가격이 떨어지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일가가 보유한 가상자산 관련 구조가 단순한 보유 차원을 넘어선 ‘복잡한 거래 구조’를 갖고 있어 자산 조정 폭이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일가와 연결된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더 큰 변동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에릭 트럼프 “지금은 오히려 매수 기회”

그러나 에릭 트럼프는 시장 상황을 정반대로 해석했다. 그는 블룸버그에 보낸 입장문에서 “지금과 같은 조정은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라며 “변동성을 감수하는 이들이 결국 더 큰 수익을 가져간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일가의 대규모 투자 포트폴리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시장의 변동성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에 따라 트럼프 일가의 재산 변화 역시 적지 않은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