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은 ‘빼서 쓰는 돈’, 연금은 ‘타서 쓰는 돈’입니다.”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매경 시니어페스타’에서는 시니어 세대를 위한 노후 재무전략이 다각도로 제시됐다. 연금전문가, 실버타운 컨설턴트, 은행 PB, 상속전문 변호사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연금 중심의 현금흐름 설계, 실버타운 선택 기준, 다층(多層) 연금 구조, 분쟁 없는 상속 설계를 구체적으로 제안했다.

■연금이 목돈을 이긴다…“현금흐름이 삶을 바꾼다”

이영주 연금박사상담센터 대표는 노후 설계의 출발점을 “목돈과 연금의 명확한 구분”에서 찾았다. 그는 “목돈은 쓸수록 줄어드는 재고형 자산이고, 연금은 받을수록 삶을 지탱하는 현금흐름형 자산”이라며, 자산의 형태보다 월 단위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계획을 짜야 불확실성에 강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연금을 가진 사람은 시장 변동성에 덜 흔들리고, 남는 시간을 건강과 관계에 투자할 여지가 커진다”며, 연금이 저출산·고령화 국면에서 소비·고용을 떠받치는 선순환 역할도 한다고 짚었다.


■“시설보다 사람과 철학”…실버타운 체크리스트 3

문성택 공빠TV 대표는 실버타운을 고를 때 건물 스펙보다 운영 철학과 사람을 보라고 조언했다. 그가 제시한 우선순위는 △입주민이 모여 활기를 보이는 식당 운영(영양·동선·분위기) △직원의 표정과 태도(서비스 문화) △입주민 커뮤니티의 지속성(외로움 완화·활동성 유지).
비용 장벽에 대한 선입견도 경계했다. 그는 “초고가 시설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하루 3식 포함 월 100만~140만원대로 이용 가능한 곳도 있다며 합리적 선택지를 소개했다.

■‘4층 다중연금’으로 장수 리스크에 대응

나영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 전략부 팀장은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주택연금을 아우르는 ‘4층 연금’ 구조를 제안했다. 핵심은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
예시로, 매년 초 600만원씩 30년 적립 시 연 3% 수익률이면 약 2억9천만원, 이를 **연 5%**로 2%p만 높여도 약 4억2천만원으로 불어난다. 그는 “상품 구성·위험관리·세액공제 등으로 실질 수익률을 1~2%p 개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상속은 ‘사전 설계’가 전부…목적신탁 등 대안 주목

조웅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상속은 미뤄둘수록 분쟁 비용이 커진다”며, 생전 증여·유류분 대응·가업승계·목적신탁 구조 등 사전 설계의 디테일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사례를 들어 의결권과 경제권 분리, 사회적 목적과 기업 영속성의 조화가 가능하다고 소개하며, “가치와 철학을 반영한 상속은 평판·세제·지배구조 측면에서 모두 이점을 준다”고 했다.

■ 무엇을 바꿔야 하나: 액션 체크리스트 6

1. 자산지도 재작성: 부동산 비중을 낮추고 연금·현금성 자산 비중을 명시.

2. 퇴직연금 점검: 디폴트옵션·TDF·채권/대체 비중 조절로 목표수익률+1~2%p 상향 시도.

3. 개인연금 분산: IRP·연금저축(세액공제)과 비과세/과세계좌 이원화로 세후수익 극대화.

4. 주택연금 검토: 거주 안정과 현금흐름을 동시에 확보(상속인 동의·담보가치 확인 필수).

5. 실버타운 실사: 점심시간 식당 방문, 직원 응대·커뮤니티 프로그램 현장 체크.

6. 상속 사전 합의: 가족회의–메모랜덤–유언/신탁 순으로 갈등 예방 장치 구축.

■ 에디터 한줄평

부동산 ‘한 장짜리 부’에서 연금 중심의 현금흐름 설계로의 전환이 시니어 재무의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다. 건강·주거·상속까지 연결되는 통합형 플랜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