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열린 **‘퓨처테크포럼 AI’**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경쟁은 기업 간 경합을 넘어 국가 성장의 엔진이자 안보 자산의 문제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중국을 포함한 빅테크의 투자 규모가 한국과 **‘0이 한두 개 더 붙는 수준’**이라며, 속도와 규모에서 벌어지는 격차가 AI 영역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포럼은 2025 APEC CEO 서밋의 부대 행사로,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맷 가먼 AWS CEO, 최수연 네이버 CEO 등 국내외 AI·테크 리더들이 참석해 각국의 전략과 산업 지형 변화를 공유했다.
▲“칩→전력까지 전방위 병목…한국, 테스트베드 역할 가능”
최 회장은 최근 AI 산업 전반에서 반도체(칩)에서 전력(에너지)까지 공급·인프라 병목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인터넷·모바일 시기에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환을 이끌어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병목 해소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명확한 정답이 없는 과제라고 전제하면서도,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움직이는 한국형 협력 구조가 기술 자립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국제적 신뢰에 기반한 협력을 병행해야 한다며, 자립(Resilience)과 개방(Collaboration)을 양 축으로 삼는 전략을 제시했다.
▲“AI 투자 격차, 국가 경쟁력의 변수”…속도전의 함의
최 회장은 글로벌 빅테크의 초대규모(헤비) 투자가 표준이 되는 환경에서, 속도·규모의 복리효과가 국가 간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모델·데이터·인프라의 선순환이 일찍 시작된 국가가 표준 형성과 네트워크 효과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이 적응력과 실행력을 무기로 레퍼런스 국가가 될 수 있다며, 전력 인프라 확충, 칩 공급망 안정화, 데이터센터 효율화, 규제 혁신을 엮은 패키지형 대응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현장의 메시지: ‘자립’과 ‘신뢰 협력’의 병행
포럼에서 제시된 한국의 방향성은 크게 두 갈래로 요약된다.
1. 기술 자립(Resilience)
· 국가-기업 ‘원팀’ 구조로 칩·소프트웨어·전력·데이터센터까지 국가 수준의 조율
· 테스트베드로서 신속한 실증→확산 루프 구축
2. 신뢰 기반 글로벌 협력(Collaboration)
· 표준·보안·거버넌스에서의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공급망·생태계 연계
· 개방형 생태 위에서의 공정 접근성과 책임 있는 AI 확립
최 회장은 “AI 시대를 대비하는 해법은 각국이 처한 여건에 맞는 조합을 찾는 일”이라며 “이는 대한민국만의 과제가 아니라 모든 나라의 공통 숙제”라고 말했다.
▲ 참석자 면면이 말해준 것
행사에는 AWS·네이버 등 클라우드·플랫폼의 핵심 주체와 정책·전략 컨트롤타워가 함께 자리했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반도체-전력-규제혁신의 수직·수평 연동이 없이는 대규모 AI 수요를 소화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조합이 실행 로드맵 논의를 본격화했다는 상징성이 크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