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피터 하윗(Peter Howitt) 미국 브라운대 교수가
“한국의 초고령화 문제는 외부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개방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국경을 넘는 혁신 흐름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조언했다.
🧠 “혁신은 젊음에서만 오지 않는다…개방이 답이다”
13일(현지시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하윗 교수는
“고령화 사회는 혁신의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아이디어는 국경을 넘어 이동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은 젊은 세대에게서 자주 나오지만,
중요한 것은 새로운 발상과 지식의 유입을 차단하지 않는 제도적 개방성”이라며
“학문·기술·이민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아이디어가 교류될 수 있도록
국가가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고령화로 인한 혁신 둔화를 단순히 ‘세대 문제’로 보지 않고,
국제 인재 유입과 지식 교류의 개방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견해로 해석된다.
⚖️ “독점은 혁신의 적…한국, 반독점 정책 강화해야”
하윗 교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조언을 남겼다.
그는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는 강력한 반독점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경쟁이 치열할수록 기존 시장 선도 기업들이 혁신을 지속할 동기가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슘페터는 과거 독점이 혁신의 원동력이라고 봤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는 경쟁이 오히려 더 큰 혁신 유인을 제공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새로운 기술은 외부 혁신가들에 의해 등장하지만,
그들이 성공하면 곧 새로운 기득권층이 된다”며
“제도는 세대교체를 막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는 전기·IT에 이은 범용기술…규제 없인 충돌 불가피”
하윗 교수는 인공지능(AI)을 “전기, 증기기관, 정보통신혁명에 이은 또 하나의 범용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로 규정했다.
다만 지금은 “누가 주도권을 잡을지 불확실한 대재편의 시기(big shakeout period)”라며
기술 확산에 따른 사회적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AI는 막대한 잠재력을 지닌 기술이지만 동시에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위험이 있다”며
“이 갈등은 시장의 자율에만 맡겨둘 수 없고, 정부의 합리적 규제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술혁신을 단순히 성장엔진으로 보는 낙관론을 넘어,
사회적 안전장치와 제도적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 “무역 장벽 세우면 혁신도 위축…새로운 교역 파트너 찾아야”
하윗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강화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무역이 위축되면 연구개발(R&D) 투자자들이 접근 가능한 시장이 줄고,
결국 혁신의 유인 자체가 약화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수출 의존형 경제에 대해
“교역이 줄면 배울 수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도 줄어든다”며
“기존 교역국이 무역을 제한한다면,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 개방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윗 교수는 “무역 전쟁에 휘말리지 않고 시장을 넓히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강력한 혁신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 ‘창조적 파괴’의 현대적 재해석
하윗 교수는 이번 노벨경제학상 수상에서
조엘 모키어(미 노스웨스턴대), 필리프 아기옹(런던정경대) 교수와 함께 선정됐다.
그들은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 이론을
수학적 모델로 정립해 현대 경제성장 이론에 적용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연구는 “기술 진보가 새로운 산업을 만들고, 낡은 산업을 대체함으로써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혁신 기반 성장 모델의 근간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