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영포티(Young-Forty)’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겉으로는 젊은 감성을 추구하지만 실제로는 기성세대의 특권을 누리는 40대를 지칭하는 말로,
일부 20대 사이에서는 조롱 섞인 멸칭으로 자리 잡았다.
■ “젊은 척하는 기득권”…20대가 느끼는 세대 피로감
‘영포티’는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세대 갈등의 상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대가 느끼는 박탈감의 뿌리에는 자산 격차와 기회의 불평등이 자리한다.
최근 커뮤니티에서는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젊은 세대 문화를 흉내 내는 40대가 불편하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의 문제를 넘어, ‘불공정한 출발선’에 대한 냉소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 40대 자산, 20대의 4배…격차는 더 벌어져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40대(40~49세)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5억8212만 원,
20대 이하 가구주는 1억4918만 원으로 집계됐다.
40대의 자산이 20대의 약 4배에 달하며, 증가율 역시 20대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 격차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확대됐다.
2019년만 해도 40대의 자산은 3억 원대, 20대는 1억 원 초반으로 ‘3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가격 폭등과 저금리 정책이 겹치면서 40대의 부동산 자산 가치가 폭발적으로 상승,
‘영포티 현상’의 물질적 배경이 되었다는 해석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25년 8월 기준 10억4000만 원을 돌파하며,
40대의 자산 격차는 향후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소득도 정체된 20대…실업률은 두 배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2014~2024년 10년간
20대의 실질소득(물가 반영 기준) 증가율은 1.9%에 그쳤다.
이는 30대(3.1%), 40대(2.1%), 50대(2.2%), 60대 이상(5.2%)보다 모두 낮은 수치다.
고용 환경도 냉혹하다.
2025년 8월 기준 20대 실업률은 5.0%로 전체 평균(2.0%)의 두 배를 웃돈다.
심지어 구직활동조차 포기한 ‘쉬었음 인구’가 43만 명에 달했다.
이처럼 취업과 내 집 마련이 모두 멀어진 현실 속에서,
경제적 여유를 즐기는 40대의 모습은 20대에게 ‘젊은 척하는 기득권’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 “조롱의 본질은 불신과 단절감”
사회학자들은 ‘영포티 조롱’이 단순한 세대 혐오가 아니라
청년층의 구조적 좌절감이 투영된 사회적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40대는 한때 ‘IMF 세대’로 불리며 노력으로 중산층에 안착한 세대이지만,
지금의 20대는 ‘노력해도 안 되는 세상’을 체감하며,
기성세대의 가치관 자체를 불신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연금개혁 지연, 노동시장 이중구조, 부동산 불평등 등
‘기득권 구조’를 바꾸지 못하는 40대 세대에 대한 비판이
‘영포티’라는 단어에 담겨 폭발하고 있다.
■ ‘세대 혐오’ 아닌 구조 개혁의 신호로 봐야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단순한 세대 간 감정싸움이 아닌
경제·사회 구조 개혁의 요구 신호로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청년층의 분노와 냉소를 ‘조롱 문화’로만 치부한다면,
세대 간 불신은 더욱 고착될 수 있다.
정치와 기업이 나서서 ‘세대 간 공정한 기회 설계’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