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흥행 여파, 전통문화 굿즈까지 품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이하 케데헌)〉**가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관련 굿즈(상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정식 판매처에서는 연일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거래가 수백 퍼센트 급증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케데헌이 공개된 6월 20일부터 9월 말까지 번개장터에서 ‘까치호랑이’ 키워드 거래 건수는 357%, 거래액은 164% 증가했다. 이는 공개 전 3개월(3월~6월 19일)과 비교한 수치다.
‘까치호랑이’는 작품 속에서 주인공 진우와 함께 등장하는 전령 캐릭터로, 전통 문양과 현대 애니메이션 감각이 결합된 디자인이다. 이러한 독창성이 수집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국립중앙박물관 굿즈까지 덩달아 ‘완판’
케데헌의 흥행은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 굿즈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국중박 관련 키워드 거래 건수는 1,000%, 거래액은 573% 폭증했다. 국중박에서 판매하던 ‘까치호랑이 배지’와 같은 상품은 일시 품절되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프리미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더불어 반가사유상 굿즈의 거래도 눈에 띄게 늘었다. 거래 건수는 88%, 거래액은 6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케데헌을 계기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해외 관심이 확산되면서, 전통 상징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굿즈의 가치가 급등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콘텐츠와 소비의 결합, ‘리셀 시장’ 새 축으로 부상
케데헌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 누적 시청 3억 회를 돌파, 지난달 글로벌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OST ‘골든(Golden)’은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7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K-콘텐츠의 위상을 높였다.
이 같은 콘텐츠 파급력이 소비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리셀(Resell) 시장’이 새로운 팬덤 소비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는 “케데헌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문화재·전시·브랜드를 연결하는 새로운 IP(지식재산) 생태계를 만들었다”며 “한정판 굿즈의 가치는 향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분석
문화콘텐츠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을 ‘K-컬처의 2차 소비화’로 진단한다.
과거에는 음악이나 영상 중심의 콘텐츠 소비에 그쳤지만, 이제는 전통문화 아이콘과 결합한 실물 소비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문화산업 연구원은 “케데헌이 ‘전통문양-현대콘텐츠-굿즈-리셀’로 이어지는 소비 사슬을 완성했다”며 “한국의 문화자산이 글로벌 브랜드 IP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