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군 프리미엄, 한국만의 현상 아니었다
‘대치동·목동 효과’로 불리는 한국의 학군지 프리미엄이 일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히토쓰바시대 나카자와 노부히코 교수 연구팀은 도쿄 아다치구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성적 공개가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인근 초등학교 성적이 표준편차 한 단계 오를 때 주택 매매가격이 2~2.7% 상승하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 제도 변화가 촉발한 시장 반응
일본은 2014년까지 초등학교별 학업성취도 공개를 금지했으나, 이후 학부모가 직접 성적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학력 평가 결과가 공개된 첫해부터 우수 학군 vs 일반 학군 간 가격 격차가 벌어졌고,
임대료 역시 같은 기준에서 0.4~0.6% 상승하는 등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특히 매매 시장이 임대 시장보다 훨씬 민감했다. 연구진은 “장기 거주를 고려하는 구매 수요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좋은 학군 비용을 지불할 의향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수학 성적이 ‘프리미엄’을 키웠다
흥미로운 점은 학과목별 성적의 영향 차이다.
수학 성적이 높을수록 집값 상승률이 더 뚜렷했고,
일본어(국어) 성적은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낮았다.
이는 일본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이과 선호·수학 중시” 경향이 드러났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응용 가능성이 높은 수학 과목이 장기적으로 자녀 경쟁력에 기여한다고 보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 글로벌 학계가 주목한 논문
이 연구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경제학계의 올림픽)**에서 발표됐다. 대회에서는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들도 공유됐다.
석유 제재를 회피하는 ‘다크 시핑’(AIS 끄고 항해하는 유조선)의 암거래 구조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M&A를 통한 ‘좋은 퇴출’ 가능성
노동시장 성별 격차와 육아휴직 제도의 한계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가 논의됐다.
◆ 시사점 – 학군은 곧 자산가치
이번 사례는 “학군지 불패”가 한국의 특수 현상이 아니라 교육열이 높은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임을 보여준다.
학업성취도 공개 → 부모의 선택 기준 명확화
우수 학군 선호 → 집값·임대료 상승
수학 성적 선호 → 미래 직업 경쟁력 반영
결국 교육과 부동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회적·경제적 연결고리임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