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곳곳에서 태극기를 테마로 한 대형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문화재단, 국가유산청 등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디지털 기술과 전통 유산을 결합해, 과거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 세대에게 광복의 가치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 ‘데니 태극기’ 초고해상도 디지털 재현
국립중앙박물관은 7월 17일부터 ‘데니 태극기’를 108억 픽셀급 초고해상도로 스캔, 실감 전광판(용산 열린마당·신세계스퀘어)에 상영하고 있다. 이 태극기는 고종이 미국 외교고문 오언 데니에게 하사한 것으로, 제작 연도가 1890년경에 이른다. 실감 콘텐츠 영상은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 직물 재질의 질감을 살려 1분간 태극기의 ‘서사’를 구현한다. 신세계스퀘어 전광판에는 아나모픽 일루전 기법을 활용해 명동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이는 착시 효과를 연출한다.

2. 한강 위 ‘서울 진관사 태극기’ 래핑 전시
8월 9일부터 17일까지 노들섬 라이브하우스 외벽은 1919년경 제작된 ‘서울 진관사 태극기’로 래핑된다. 진관사 태극기는 일장기 위에 먹으로 태극 문양과 4괘를 덧칠해 만든 항일 유산으로, 이번 행사에서는 노들섬 곳곳에 16점의 대형 태극기가 연대순으로 전시된다. 야외 잔디마당에는 태극기 바람개비 1,000개를 활용한 설치미술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하며, 9일 저녁에는 합창단 공연, 뮤지컬 갈라 무대, 배우 고두심의 낭독 퍼포먼스 등이 펼쳐진다.

3.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실에서는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 전시를 10월 12일까지 진행한다. 같은 기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특별전에서는 손기정 선수 기증 ‘고대 그리스 청동 투구’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월계관 등 18건의 유물이 공개된다. AI 영상으로는 일장기 부착 모습부터 1988년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까지 손 선수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4. 무궁화 전시·기념품·메모리얼 로드 프로그램
세종수목원에서는 8월 17일까지 ‘무궁화 로드’ 전시로 200여 품종의 무궁화를 만날 수 있으며, 분재전시관에서는 80여 종의 분화를 선보인다. 광복회와 협업해 운영되는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순례길(8월 8일까지)은 종로·중구 일대를 도보로 돌며 독립운동 사적지를 탐방한다. 참가자에게는 완주 인증용 방문자 여권과 기념 굿즈가 제공된다.

한편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한국조폐공사는 ‘데니 태극기’ 굿즈(스티커·키링·펜 장식)와 광복 80주년 기념 주화·골드바를 선보인다. 주화는 은(99.9%) 소재, 35㎜·19g 규격으로 단품 8만5천 원, 세트 17만2천200원에 예약 판매 중이며, 골드바는 8.15g·19.45g 중량으로 각 815장 한정 제작됐다. 기념우표는 8월 14일부터 발매된다.

이번 광복 80주년 행사는 디지털과 전통, 문화와 기념품을 아우르며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향한 희망을 공유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