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가 작년 대비 11%가량 감소하며 다시 한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매달 연금을 받기보다 주택 매각을 통해 차익 실현을 선택하는 시그널이 뚜렷해진 결과다.

2분기 가입자 줄어든 이유
6월 신규 가입자는 1,155건으로, 전월(1,164건)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올 상반기 누계는 6,948건으로, 작년 동기(7,827건)에 비해 11%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가 강해졌고, 실제 매각 후 시세 차익을 노리려는 움직임이 우세해진 것으로 보인다.


집값 상승 기대감과 주택연금 가입의 역(逆)상관
주택연금은 만 55세 이상 소유자가 집을 담보로 매달 연금을 받는 제도다. 과거 집값이 하락하거나 보합권일 때는 안정적 현금 흐름을 기대하며 가입이 늘어났지만,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가입이 다시 주춤해졌다. 통상 집값 흐름과 주택연금 가입 건수는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1,507건 → 올해 1월 762건(‘집값 상승 기대’ 반영)

이후 2월~4월 979건→1,360건→1,528건으로 반등

5월 1,516건 → 6월 1,155건으로 재하락

부동산 규제·정책 변수도 한몫
6월 말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매수세가 다소 꺾였으나,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의 호재가 맞물려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했다. 서울 주택매매지수는 5월 기준 95.534로 2년 5개월 만에 95선을 돌파했고, 한국은행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도 6월 120에서 7월 109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제도 개선 요구와 향후 전망
감사원이 “월 연금액 산정 방식이 가입자에게 불리하게 설계됐다”고 지적하면서 주택금융공사는 제도 보완 연구에 착수했다. 연말까지 산정 방식을 개선할 연구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상품 매력을 높이지 않으면 부동산 분위기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며, 가입 조건·지급 금액 구조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택연금은 고령층의 안정적 소득원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시장 기대심리가 강할 때는 가입 수요가 급감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향후 제도 보완과 더불어 ‘집값 상승기에도 매력적인 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