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8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주가 조작·뇌물수수·공천 개입 등 16개 혐의의 ‘정점’에 선 인사로서, 현직 대통령 배우자가 아닌 전직 영부인 최초의 특검 소환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과 공직선거법·뇌물수수 혐의 전반을 조사한다. 김 여사는 별도의 만찬이나 예우 없이 일반 피의자와 동일한 절차로 포토라인을 거쳐 특검 청사에 입장했다. 특검 측은 소환 당일 한 차례 조사로 모든 혐의를 소화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앞으로 며칠에 걸친 다회 조사를 예고했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크게 세 축으로 나뉜다. 첫째,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이다. 특검은 두 기업의 회장과 전·현직 임원을 이미 소환·기소하며 본궤도에 올랐으며, 김 여사가 배후에서 지시·개입한 정황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둘째, 정치 브로커 연계 공천 개입 의혹(일명 ‘명태균 게이트’)이다. 2022년 지방·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에 외부 브로커의 영향력이 작용했는지, 금전이나 여론조사 제공 대가가 오간 사실이 있는지 면밀히 따진다. 셋째, 통일교 관련 ‘건진법사’ 선물·청탁 의혹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명품가방 등 선물을 전달받고 정치적 청탁을 중개했다는 의혹이 포함된다.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사 시간을 분산하고, 오후 6시 이전에는 모두 조사를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특검팀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조사에는 주로 주가 조작·공천 개입 의혹에 대한 확인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진술과 확보한 계좌·통화 기록, 관련자 증언을 종합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구속영장 청구 시 전직 영부인으로서는 국내 사법사상 첫 전례가 된다. 이후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김 여사의 신병 처리 방향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