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 및 조직범죄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 음악 프로듀서 숀 ‘디디’ 컴스(Sean “Diddy” Combs)의 재판이 분수령을 맞았다.

현지 법원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성매매 알선과 강제 성매매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여부를 판단해 평결을 도출했으나, 가장 중대한 혐의인 조직범죄 공모(Racketeering Conspiracy)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이 "양쪽의 설득할 수 없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 있다"는 내용의 메모를 제출하자, 숙의를 이어가도록 권고하고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배심원단은 다음날 오전부터 다시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가장 무거운 혐의 ‘조직범죄 공모’에 진통

미국 연방법상 조직범죄 공모는 단일 범죄가 아닌 다수의 불법 행위를 체계적으로 계획·실행하는 범죄집단 운영 혐의를 뜻한다. 검찰은 컴스가 여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하고 이를 위해 조직적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혐의는 유죄 시 최고 무기징역형까지 가능하며, 단순한 성매매 알선 혐의보다 훨씬 중대하게 다뤄진다. 전문가들은 범죄집단 운영 여부, 범죄 행위 간의 조직적 연관성 등을 입증해야 해 법리적으로도 복잡한 혐의라고 지적한다.


검찰-변호인단, 배심원단 설득전 치열

검찰은 컴스가 여성들을 성매매로 강제하거나 교통수단을 이용해 성매매를 알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범죄조직을 운영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개별적 사건을 과장해 조직범죄로 몰아간 무리한 기소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법정 안팎에서는 배심원단의 의견 불일치가 조직범죄 공모 혐의의 복잡성과 증거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부, 숙의 연장 지시…‘결정적 시점’ 맞은 재판

재판을 주재하는 아룬 수브라마니안 판사는 배심원단이 일부 혐의에 대해 평결에 도달했더라도 가장 중대한 혐의에 대한 판단을 마칠 때까지 숙의를 이어갈 것을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재판부가 소위 ‘앨런 차지(Allen Charge)’로 불리는 강한 권고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는 배심원단이 평결을 도출할 수 있도록 재논의를 권장하는 특별 지침이다.

가족과 나눈 마지막 인사…긴장감 최고조

법정을 떠나며 컴스는 방청석에 앉은 자신의 어머니와 여섯 자녀에게 “괜찮을 거야. 사랑해”라며 짧게 인사했다. 그의 표정은 긴장과 불안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재판은 컴스의 음악계 명성과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그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프릭 오프(Freak Offs)’라 불리는 사교모임의 실체를 둘러싼 폭로로 인해 미국 전역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배심원단의 평결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나올지, 그리고 컴스가 직면한 법적 책임이 어느 정도로 확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