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본격화하면서 장마가 시작되자, 해산물 섭취나 바닷물 접촉으로 인한 ‘비브리오 패혈증’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간질환자, 당뇨병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어 방심은 금물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주로 따뜻한 바닷물에 서식하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이 원인이다. 수온이 18도 이상으로 오르는 5~10월 사이 급격히 번식한다. 해수욕이나 갯벌체험을 즐기다 피부에 작은 상처가 생긴 상태로 바닷물에 들어가면 균이 침투할 수 있다. 또한 덜 익힌 해산물을 먹는 것도 감염 경로다.
◇ 무서운 진행 속도, 48시간 이내 사망도
가장 큰 문제는 증상이 급격하게 악화된다는 점이다. 상처 부위가 갑자기 붓고 붉어지며 물집과 괴사가 생기는 '창상감염형'과, 오염된 어패류를 먹은 뒤 고열, 오한, 전신쇠약 등이 나타나는 '원발성 패혈증'으로 구분된다. 특히 간질환자나 알코올중독자, 면역저하자는 감염 시 치사율이 50%에 달할 수 있으며, 발병 후 48시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
◇ 증상 나타나면 즉시 치료해야
비브리오 패혈증은 항생제를 빠르게 투여하고, 괴사된 조직은 절제나 절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열이나 오한, 상처 부위의 심한 통증이나 부종이 생기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 예방은 철저한 위생과 익히기
예방을 위해서는 해산물을 반드시 85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조개류는 껍질이 열리고 나서도 최소 5분 이상 추가로 끓이는 것이 안전하다. 손질 전에는 깨끗한 수돗물로 씻고, 5도 이하 저온 보관을 지켜야 한다.
또한 바닷가나 갯벌 체험 시 상처가 있는 사람은 물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어패류 손질 시에는 고무장갑을 착용해 균 침투를 막아야 한다.
◇ 고위험군 각별 경계 필요
간질환자, 당뇨병 환자,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들 고위험군은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생명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거듭 경고한다.
올여름, 즐거운 바다 여행이 위협적인 감염병으로 얼룩지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와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