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과학연구기관 ‘와이즈만 연구소’를 강타하면서, 과학자들이 직접적인 전쟁의 표적이 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중동의 ‘과학자 전쟁’이 이제 본격적인 충돌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 핵심 요약
2025년 6월 19일,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 레호봇(Rehovot)에 위치한 와이즈만 연구소를 직격
수십 개의 실험실과 건물 피해…과학자들의 수년간 연구 성과 소실
이스라엘 과학계 "이제 우리도 전쟁의 표적" 충격
와이즈만 연구소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다학제 과학연구기관, 생명과학·물리학·컴퓨터공학 등에서 세계적 영향력
■ 과학자 전쟁, 이란의 ‘도발’…이스라엘 “사상 최악의 과학 테러”
이란은 그동안 이스라엘에 의해 자국의 핵과학자들이 지속적으로 제거되어 왔다. 이러한 ‘그림자 전쟁’의 복수로 보이는 이번 미사일 공격은 단순한 시설 파괴가 아닌, 이스라엘의 과학 인프라에 대한 상징적 타격으로 분석된다.
텔아비브 국방전략연구소(INSS)의 요엘 구잔스키 박사는 “이란은 ‘당신들이 우리 과학자를 해쳤다면, 우리도 당신들의 과학을 파괴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고 밝혔다.
■ 와이즈만 연구소, 생명과학 중심 실험실 파괴…연구 10년이 ‘재’로
폭격을 받은 건물 중 하나는 생명과학 실험실으로, 암, 신경발달, 조직 재생 등의 민감한 연구가 이뤄지던 핵심 공간이다.
몰렉분자신경생물학과 교수 오렌 슐디너는 “16년간 일군 내 연구실은 이제 잿더미다. 유전자 조작 초파리 수천 마리, 고가의 현미경 장비, 모든 연구 기록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 단순한 시설 공격 아니다…과학계의 심장부 정조준
와이즈만 연구소는 1934년 설립돼 노벨상 수상자와 튜링상 수상자들을 배출한 이스라엘 과학의 요람이다.
1954년에는 이스라엘 최초의 컴퓨터를 개발했으며, 현재까지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 방위산업체 엘빗 시스템스(Elbit Systems) 등과 협업하며 국방 기술과 기초과학 간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어, 이번 공격이 단순한 학술기관 공격을 넘어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 피해 규모와 향후 복구 전망
총 2개 건물 직접 타격, 수십 개 건물 간접 피해
캠퍼스 전체가 임시 폐쇄 상태
일부 건물은 전소 또는 붕괴 수준, 연구 재개까지 수년 소요 예상
생화학 교수 사렐 플라이쉬만은 “정말 ‘완전히 파괴된’ 연구실이 다수다. 이건 단순한 설비 손상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 자체가 사라진 사건”이라고 말했다.
■ 이스라엘 과학계의 위기…“전쟁은 이제 실험실로 번졌다”
그동안 과학은 정치와 전쟁의 뒤편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 내 지식인과 과학자 사회의 충격을 넘어, 학문과 안보의 경계가 무너졌음을 상징한다.
현장에 있었던 기자는 “무너진 천장, 깨진 유리, 불에 탄 벽면…그 안에 있었던 것은 논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평생이었다”고 전했다.
■ 결론: 과학에 대한 공격, 인류 전체를 향한 경고
이번 와이즈만 연구소 공격은 단순한 한 국가의 피해가 아니다.
이는 국경을 초월한 과학 공동체 전체에 대한 도전이자, 지식 생산 인프라가 얼마나 쉽게 파괴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지식은 총보다 강하다”는 믿음이 위협받고 있는 시대.
지금 이 순간, 과학은 전장의 최전선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