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다시 한 번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 감염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이 원생생물은 ‘뇌 먹는 아메바’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으며, 감염 시 대부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최근 사례는 미국 텍사스에서 캠핑 중 끓이지 않은 수돗물로 코세척을 한 70대 여성이 감염돼, 8일 만에 사망한 사건이다.

🦠 감염 경로는 대부분 ‘코’…마시는 건 안전

‘뇌 먹는 아메바’는 따뜻한 민물(호수, 강, 온천) 또는 흙 속에서 서식한다. 감염은 주로 오염된 물이 코를 통해 체내로 유입될 때 발생하며,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침투하게 된다. 물을 마시는 경우에는 감염되지 않으며, 사람 간 전염도 보고된 바 없다.

최근 들어 비염이나 감기 치료를 위해 생수 대신 수돗물로 코세척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이 과정에서 살균되지 않은 물을 사용할 경우 감염 위험이 존재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반드시 끓인 물이나 멸균된 생리식염수를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치명률 97%…초기 증상은 감기와 유사

감염 후 증상은 2~15일의 잠복기를 거쳐 시작되며, 초기에는 두통, 코막힘, 고열, 구토, 혼미 등 일반적인 바이러스성 질환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후 급격하게 뇌부종, 경부 경직, 혼수상태로 악화되며 대개 일주일 이내에 사망에 이른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380여 건의 감염사례 중 생존자는 8명뿐이며, 미국에서는 60여 년간 160명 이상이 감염돼 4명만 생존했다.

🌏 한국도 예외 아냐…2022년 국내 첫 사망자 발생

국내에서도 2022년 한 명의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태국 여행 중 감염된 한국인 환자가 귀국 후 병원에 이송됐으나 10일 만에 숨졌다. 일본 역시 온천과 산업배출수에서 해당 아메바가 발견된 바 있어 아열대 기후로 변화 중인 한반도 환경 역시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의 기후변화와 온도 상승은 파울러자유아메바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여름철 야외 물놀이, 온천욕, 코세척기 사용이 감염의 잠재적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 예방이 유일한 방어 수단

전문가들은 “이 아메바는 흔치 않지만 치명적이기 때문에, 감염 자체를 피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말한다. CDC는 다음과 같은 예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여름철 민물에서 수영할 때는 코마개를 착용하거나 물 속에서 코로 숨 쉬지 않기

온천욕 중 머리를 물 밖으로 유지

코세척 시 반드시 멸균수, 증류수 또는 끓인 물 사용

민물 바닥을 파거나 진흙을 뒤적이지 말 것

염소 처리된 수영장과 바닷물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외 민물에서는 항상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