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테슬라·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와의 관계가 끝났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정계와 재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머스크가 민주당 후보들에게 자금을 지원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N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머스크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끝났다고 봐야 한다(I would assume so)”고 답했으며, 향후 대화를 나눌 의향도 없다고 단언했다.
◆ 발단: 세금 및 지출 법안 두고 충돌
두 사람의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지출 법안을 머스크가 “역겨운 괴물(disgusting abomination)”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이 법안은 하원을 간신히 통과했으며, 현재 상원 심의 중이다.
비당파 분석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향후 10년간 미국 국가부채를 2.4조 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 머스크, ‘제3정당론’까지 언급
머스크는 SNS를 통해 “미국 중간층 80%를 대변할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측은 공화당 내 단합을 해치는 행위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공화당 내 유력 정치인 JD 밴스(JD Vance) 상원의원은 팟캐스트 방송에서 “머스크의 비판은 중대한 실수”라며 “그가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 백악관 계약은 유지…그러나 불씨는 남아
트럼프는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Starlink)**나 스페이스X의 정부 계약 해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며, 당장 실질적인 조치를 예고하진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 지원 시 심각한 결과”라는 발언은 향후 정치적 압박 또는 제재 가능성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 머스크, 삭제된 '탄핵 지지' 게시글
머스크는 트럼프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추기 위해 최근 몇몇 SNS 게시물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는 “트럼프는 탄핵돼야 하고 JD 밴스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게시물에 대해 머스크가 “yes”라고 답변한 흔적도 포함돼 있었다.
◆ 둘의 결별이 미칠 파장
머스크는 2024년 대선 당시 약 3억 달러를 트럼프 캠프에 후원한 핵심 후원자 중 한 명이다. 트럼프는 당선 직후 머스크를 연방정부 지출 감축 책임자로 임명했지만, 기대한 2조 달러 감축 대신 전체 예산의 0.5% 감축에 그쳤다.
두 사람은 과거 UFC 경기에도 함께 참석하며 ‘친분’을 과시했지만, 이제 그 관계는 공개적인 결별 수순에 접어든 모양새다. 머스크는 이번 UFC 경기에는 불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