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최대 18만 원…시골 어르신의 ‘봄철 용돈’에서 귀한 건나물로

한때는 산에 흔하던 풀. 지금은 1kg당 수만 원에 거래되는 ‘귀한 몸’이다.
바로 봄나물의 제왕, 고사리 이야기다.


고사리, 흔하지만 귀한 이유

고사리는 매년 4~5월 사이 단 한 달 남짓한 기간에만 채취할 수 있다. 생고사리는 쉽게 상하고 쓴맛과 독성이 있어 그냥 먹기엔 부담스럽다. 그래서 대부분 삶아 말려 ‘건고사리’로 가공되는데, 이때부터 이야기가 달라진다.

생고사리는 1kg에 8,000원 선에서 거래되지만, 건고사리로 가공하면 5만~18만 원까지 시세가 치솟는다. 손이 많이 가는 만큼 부가가치도 높아지는 셈이다.

“봄 한철이면 수익 짭짤”…고사리로 돈 버는 사람들

강원도, 경북, 제주 등 산촌에서는 고사리 채취가 봄철 ‘용돈 벌이’로 통한다. 하루 5~10kg 정도를 채취해 말리면, 몇십만 원의 수익이 생긴다. 요즘엔 국산 건나물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높아 수입산 대비 2배 이상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꾸준하다.

특히 제주 고사리는 풍미가 뛰어나 고급 반찬용, 명절 선물세트, 프리미엄 로컬푸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농가는 이를 소량 포장해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건고사리, 어떻게 가공되나

고사리를 건조하려면 단순히 말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삶아서 독성과 쓴맛을 제거한 뒤, 햇볕에 이틀 이상 널어 말리고 손으로 비벼 부드럽게 가공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고급 식재료로 인정받는다.

요즘은 전통방식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위생적이고 빠른 건조기를 활용하는 소규모 가공농가도 늘고 있다.

가격만큼 조리도 중요…‘건고사리 나물볶음’ 기본 레시피

건고사리는 조리 전 반드시 물에 충분히 불려야 한다. 찬물에 하룻밤 불리거나, 끓는 물에 데친 뒤 뜸을 들이는 방식이 있다. 이후 다진 마늘과 참기름, 국간장 등으로 볶아내면 쫀득한 식감과 깊은 향의 나물요리가 완성된다. 들깨가루를 추가하면 고소함이 배가된다.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냉장 보관하면 며칠간 반찬 걱정 없이 든든하다.

주의사항: 무단 채취는 불법

다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고사리는 산림청 허가를 받은 지역에서만 채취 가능하며, 국유림이나 보호구역에서 무단 채취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일부 지역은 생태 보존 차원에서 채취 자체를 제한하기도 하니 사전 확인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