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가치 파괴 기업”이라 불렸던 항공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Rolls-Royce)가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사 직전까지 갔던 기업이 2년 만에 주가 600% 상승, 시장가치 70조 원 이상 증가라는 기염을 토했다. 그 중심엔 CEO 투판 에르긴빌기치(Tufan Erginbilgic)가 있다.


그는 BP 출신의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 2023년 취임 당시 “회사는 불타는 플랫폼 위에 있다”며 절박한 위기감을 사내에 전파했다. 그리고 이 선언은 단순한 레토릭이 아닌, ‘4개의 핵심 축(pillars)’ 전략을 기반으로 한 실제 구조조정과 혁신의 신호탄이었다.

🔧 4가지 축으로 이뤄진 구조혁신 전략

① 현실 인식의 충격요법
에르긴빌기치는 먼저, 직원 4만2000명에게 회사의 절망적인 상황을 직시하게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를 ‘불타는 플랫폼’이라는 은유로 표현하며 경영진부터 현장까지 전방위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② 조직 슬림화 + 아이디어 활성화
2023년에는 2,500여 명의 중간관리직 감축이 단행됐고, 동시에 500명의 직원이 참여하는 워크숍이 열려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단순한 감축이 아닌, 능동적 재구조화였다.

③ 명확한 퍼포먼스 목표 설정
롤스로이스는 현재 17개 성과지표를 기반으로 전사 목표를 추적 중이다. 예를 들어, 항공 엔진의 ‘운항 시간(on-wing time)’을 늘리는 것이 핵심 지표로 설정돼 있으며, 이는 수리비용 감소와 직결된다.

④ 속도와 강도 있는 실행력 확보
마지막으로 그는 전략의 조직 내 전파와 실행속도를 강조했다. “전략이 4만 명 직원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실행도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 방산·항공 동시 성장…롤스로이스의 반등

롤스로이스는 에어버스·보잉의 대형 항공기에 탑재되는 엔진을 생산하며, 영국 국방부 등과 군용기·잠수함 엔진을 납품하는 이중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항공 수요가 급감하고, 일부 고객사와의 계약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였기에 ‘치명적 리스크 기업’으로 전락한 상태였다.

하지만 에르긴빌기치 취임 이후, 수익성 높은 계약 재정비와 비용 통제, 구조조정을 통해 롤스로이스는 당초보다 2년 앞서 실적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 유럽 기업들의 유사한 혁신 바람

롤스로이스뿐 아니라 프랑스의 제약사 사노피(Sanofi), **독일의 바이엘(Bayer)**도 유사한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사노피 CEO는 ‘파이트 클럽(Fight Club)’ 방식으로 직원들이 AI 기술을 자발적으로 채택하도록 유도했고,

바이엘 CEO는 5,000명 이상 관리자급을 해고한 뒤 90일 단위의 자율 스프린트 조직으로 바꿔 **조직 이탈율(Attrition)**까지 줄였다.

💬 에르긴빌기치의 한마디

“강한 전략이 있다면, 조직 전체에 ‘속도와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