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본사와 가맹점 간의 수익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지고 있다. 최근 3년간 가맹본부의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정작 점주들의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겉보기엔 산업 전체가 성장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본사만 배불리는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 ‘출혈 성장’이 만든 양극화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전자공시시스템 분석에 따르면,
가맹점 수는 최근 1년 사이 약 6.6% 증가(8만7천→9만2천여 개) 했지만, 점포당 평균 매출은 약 7.6% 감소했다.
즉, 가맹점 수가 늘어날수록 시장 파이는 그대로인데 나눠 먹는 조각만 작아진 셈이다.

반면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총매출은 43조 원대에서 47조 원대로 늘어 약 10% 이상 성장했다.
이는 신규 가맹 계약 수수료, 본사 납품 단가, 광고 분담금 등 본사 수익 구조가 점주 매출과 직접 연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 격차가 가장 큰 업종, ‘피자’

7개 주요 업종 중 수익 불균형이 가장 심했던 곳은 피자 프랜차이즈였다.
본사 매출은 약 66% 급증(4,189억 → 1조 1,193억 원) 했지만,
가맹점당 평균 매출은 오히려 약 12% 하락했다.

점포 수가 1757개에서 1895개로 늘어난 반면,
배달 경쟁 심화와 쿠폰 할인, 광고비 부담이 커지면서
점주들의 실질 수익은 ‘매출 하락 + 원가 상승’의 이중고에 시달렸다.

🍗 외식·제빵 업종도 마찬가지

외식 업종 역시 본사 매출이 30% 가까이 늘었지만
가맹점당 매출은 16% 이상 감소했다.
제과·제빵 업계도 본사 매출 +5% / 점주 매출 –18.7%라는 역전 현상을 보였다.
이는 본사들이 신규 브랜드나 매장 수 확장에 집중하면서,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방치한 결과로 해석된다.

☕ 유일한 예외, ‘커피·음료’

반면 커피·음료 프랜차이즈만은 다른 결과를 보였다.
가맹점 수가 19% 증가했음에도 점포당 매출이 14% 이상 늘었다.
MZ세대 중심의 카페 문화 확산, 디저트와의 결합, 프리미엄화 전략 등이 주효했다.
또한 브랜드 차별화와 배달보다 ‘공간 경험’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맹점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 편의점은 ‘규모의 함정’

편의점 업종은 전국에 5만 5천여 개로 가장 많았고,
그중 CU(1만8천여 개) 가 최대 점포망을 보유했다.
그러나 임대료, 인건비 상승, 24시간 운영 의무 등으로
점포당 실질 수익은 정체 상태다.
특히 동일 상권 내 점포 과밀로 인한 ‘매출 잠식’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최고 매출 브랜드, ‘매란방’

가맹점당 매출 1위는 중식 프랜차이즈 ‘매란방’으로,
연평균 매출이 약 11억 4,680만 원에 달했다.
고급화된 중식 코스 메뉴, 배달보다 홀 중심의 운영 구조,
그리고 가맹점 수를 제한하는 정책이
‘질적 성장’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구조적 원인: “가맹점은 리스크, 본사는 구조적 이익”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역수익 구조’로 설명한다.
본사는 가맹비·로열티·물류 마진 등으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지만,
점주는 원재료비·인건비·임대료 등 변동비를 떠안는다.
결국 본사는 ‘확장할수록 수익’, 점주는 ‘늘릴수록 경쟁’이라는
비대칭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 시장 포화 속 경고음

리더스인덱스는 “특히 외식·치킨·피자 업종에서
시장 포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가맹본부의 무분별한 출점이 장기적으로 산업 전반의 신뢰도와
지속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기자의 시각

프랜차이즈 산업은 이제 단순한 ‘성장 산업’이 아니라
‘조정과 책임의 산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본사는 출점 수 경쟁이 아닌 점포당 수익률 중심의 성장 모델,
정부는 ‘정보 비대칭’을 해소할 수 있는
가맹점 수익공시 강화 제도를 마련할 때다.

성공한 프랜차이즈의 기준은
“몇 개나 열었느냐”가 아니라
“몇 개가 살아남았느냐”로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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