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선을 돌파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일 대비 8.4원 오른 1,409.0원에 출발한 뒤, 오전 장중 1,411원대까지 상승했다. 1,410원대 돌파는 5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번 급등의 배경으로는 ▲미국 2분기 성장률 확정치 연율 3.8%로 상향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의 금리 인하 신중론 및 제롬 파월 의장의 물가 상방 위험 언급 ▲외국인 주식자금 순매도 전환과 수입업체 결제 등 달러 실수요 확대가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요인도 상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대미 대규모 투자 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합의 강도에 따라 중기 환율 레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확대됐다. 일부 증권가 분석에선 투자 방식(집중·분산)에 따라 중장기 1,600원대 접근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 국면과 역내 달러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기 전까지 상단 테스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지난해 거래시간 연장 사례처럼 제도 변화 자체가 변동성을 과도하게 키우지는 않았다는 점을 들어, 급격한 레벨 점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정부가 예고한 외환시장 24시간 개방과 외국인의 원화 직접 운용 허용은 중장기적으로 역외 유동성을 넓혀 환율의 가격발견 효율을 높일 변수다. 반면 글로벌 리스크 확대 시에는 유출 속도 가속이라는 양면성도 지적된다.
▲ 체크포인트
· 글로벌: 미 물가 둔화 재확인 여부, 연준 커뮤니케이션(점도표·연설), 미 고용·소비 지표
· 국내: 대미투자 협상 윤곽, 외국인 주식·채권 수급, 당국의 시장안정 스탠스
· 수급: 수입업체 결제 피크, 기관·연금의 헤지 수요, 역내 은행 NOP(포지션) 변화
전망
단기 박스는 1,380~1,420원 범위에서 상단 재시도 가능성이 열려 있으며, 정책·수급 이벤트 해소 전까지 상방 경직성이 우세하다. 중기 레벨은 대미투자 협상 결과와 글로벌 달러 지수 흐름이 결정지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