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가 더 이상 단순한 전통차가 아니다. 일본 교토 경매장에서 거래된 텐차(말차 원료) 가격은 최근 ㎏당 8235엔(약 7만7500원)으로 치솟았다. 불과 1년 만에 170%나 급등한 것으로, 2016년의 최고가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공급 축소와 글로벌 수요 폭증이 맞물린 결과다. 일본 농가의 고령화, 기후 악화가 생산량을 줄인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소비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말차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Z세대가 만든 녹색 신드롬
초록빛의 비주얼, 항산화 성분, L-테아닌이 주는 긴장 완화 효과. 여기에 SNS에 올리기 좋은 이미지까지. Z세대가 주도하는 ‘웰빙+트렌드 소비’와 딱 맞아떨어진 게 말차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matcha’는 이미 950만 건에 달한다.
· 미국: 3년 새 판매량 86% 증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22%
· 영국: 1년 만에 전문점이 3배 증가, 말차 음료 판매량 114% 폭등
전문가들은 “말차는 단순 음료가 아니라 ‘의식적인 소비’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스시처럼 보편적인 식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카페와 편의점, 말차 전쟁에 뛰어들다
국내도 상황은 비슷하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제주 말차 라떼’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고, 투썸플레이스의 ‘투썸 말차’ 3종은 출시 2주 만에 50만 잔을 팔았다. 편의점 업계는 말차 디저트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CU와 연세유업이 협업한 말차 크림빵, 말차 롤케이크 등이 대표적이다.
▲ 말차의 미래, 초록빛일까?
시장조사기관은 전 세계 말차 시장이 2029년 64억8000만 달러(약 9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문제는 공급이다. 일본산 말차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격은 급등세다. 중국산 말차가 저렴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수요 증가로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
▲ 결론
말차는 더 이상 ‘전통 차’에 머무르지 않는다. Z세대의 건강 지향적 소비, SNS 문화, 그리고 글로벌 식품 산업의 트렌드와 맞물려 ‘초록색 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공급 불안정이 이어진다면, 소비자와 업계 모두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