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강원 강릉 도심에 오랜만의 비가 내리자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비 소식이 이렇게 반가울 줄 몰랐다”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고, SNS에는 실시간 ‘비 중계’가 이어졌습니다. “착하게 살게요, 비 많이 내려주세요” 같은 글들이 올라오며 시민들의 간절한 마음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소중한 3㎜의 비

강릉 교동 일대에는 이날 오후 8시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기상청에 따르면 0.5~3㎜가량의 비가 관측됐습니다. 강릉시 식수의 87%를 담당하는 성산면 오봉저수지에도 같은 양이 내렸습니다. 시민들은 직접 저수지를 찾아 비 내리는 모습을 찍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14일 새벽까지 이어져 동해안 지역에 30~80㎜, 많게는 100㎜ 이상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저수율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1.6%로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당국은 이번 비에도 한 자릿수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시민 일상은 여전히 ‘급수제’

강릉시는 이미 제한급수에 들어갔습니다. 대부분 아파트는 하루 두 차례, 오전과 오후에 각각 1시간씩만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오는 18일부터는 전 시민을 대상으로 생수를 2차 배부할 계획입니다.

SNS에서는 “물 나오기 5분 전입니다”, “급수 2분 전” 같은 글들이 올라오며 시민들이 급수 시간에 맞춰 생활을 조율하는 모습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단비는 반갑지만

이번 비는 분명 갈라진 땅을 촉촉하게 적셨습니다. 그러나 가뭄 해갈에는 여전히 역부족입니다. 시민들이 환호하면서도 “차창에 흘러내리는 빗물도 아깝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강릉의 단비는 잠시 숨통을 틔워줬지만, 근본적인 물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가뭄 장기화 속에서 물 관리 대책의 실효성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