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양국 간 제조업 협력이 전략적으로 강화됐다. 조선, 원자력, 항공, 에너지, 핵심광물 분야에서 총 11건의 MOU와 계약이 체결되며,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의 물꼬를 텄다.

◇ HD현대·삼성중공업, 美 조선업 부활에 동참

HD현대는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와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펀드를 조성해 미국 내 조선·해양기술 협력을 본격화한다. 삼성중공업도 비거 마린 그룹과 미 해군 MRO(정비) 및 조선소 현대화 협약을 맺으며 ‘한국 기술+미국 전략’ 협력 모델이 추진된다.


◇ 원자력 동맹 확대…SMR, AI 캠퍼스에까지 진출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엑스에너지 및 아마존웹서비스와 함께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협력 및 미국 공급망 공동 구축에 나선다. 두산은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와 대형 원전 기자재 공급을, 삼성물산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협력한다.

◇ 대한항공, 보잉과 사상 최대 규모 항공기 구매

대한항공은 보잉사와 총 103대의 차세대 항공기 구매(137억 달러 규모)를 발표했으며, GE에어로스페이스와는 엔진 공급·정비까지 포함한 계약(362억 달러)을 추가 체결해 단일 건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계약을 기록했다.

◇ LNG·광물 자원 확보도 진전…‘공급망 외교’ 박차

한국가스공사는 트라피구라 등과 10년간 연간 330만 톤 규모의 미국산 LNG 수입 계약을 맺었고, 고려아연은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경제안보 강화에도 성과를 냈다.

◇ 정부 “제조 르네상스 맞이할 제도적 지원 아끼지 않겠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제조 협력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정부는 관련 제도 정비를 통해 산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들은 단순한 외교 성과를 넘어, 한국 산업의 공급망 진출, 기술 수출, 글로벌 입지 확대를 노리는 전략적 교두보로 평가된다. 특히 조선과 원자력 등 기존 강점을 ‘미국 내 산업 복원’ 흐름과 접목시킨 점에서 지정학적 파트너십의 경제 실체화라는 평가가 뒤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