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출범 후 처음으로 광복절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올해 특별사면은 단순한 형 집행 면제나 형선고 효력의 소멸에 그치지 않고, 정치적·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무부는 12일 오전, 광복 80주년을 기념한 특별사면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사면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논란이 되었던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다. 정부는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통합’과 ‘보은’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맞서고 있다.
조국 전 장관의 사면은 특히 주목받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검찰개혁을 추진했으나, 이후 가족 관련 입시 비리 및 감찰 무마 의혹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면으로 그는 피선거권과 공직 진출의 제약에서 벗어나 정치 활동 재개가 가능해졌다. 여권은 “정치적 족쇄를 풀어 국민적 선택을 받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고, 야권은 “사법 정의를 훼손한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경제계 인사 사면도 이뤄졌다. 장기간 법적 분쟁에 휘말려 기업 경영이 위축된 일부 대기업 및 중견기업 경영자들이 포함됐으며, 정부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재계 지원이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동일한 방식의 사면이 반복될 경우 ‘면죄부 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사면의 특징은 정치권·경제계·시민사회 각 영역에서 균형을 맞추려 했다는 점이다. 과거 특정 진영 중심의 사면 논란을 의식한 듯, 이념과 직종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명단을 구성했다. 그러나 그 폭넓음이 곧 ‘원칙 없는 포용’으로 읽힐 수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면이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 지형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지적한다. 조국 전 장관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의 복귀가 세력 재편의 기폭제가 될 수 있고, 경제계 인사 사면은 재계와의 관계 회복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번 결정은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과 ‘정치적 셈법’이라는 의심 사이에서 평가가 엇갈린다. 결과적으로 사면의 진정한 효과는 시간이 지나야 드러날 것이며, 앞으로의 정치·경제 흐름 속에서 그 의미가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