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역이 단순한 이동 공간을 넘어 생활·문화 플랫폼으로 바뀌고 있다. 유휴공간을 재활용해 시민들의 운동과 휴식, 문화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꾸미는 사업이 속속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는 최근 ‘러너스테이션’이 들어섰다. 한강 러닝족을 위한 거점 공간으로, 보관함과 탈의실, 파우더룸이 마련돼 출근길이나 퇴근길에 짐을 맡기고 옷을 갈아입은 뒤 곧바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한 시민은 “지하철역이 러너들을 위한 장소로 변해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호선 종각역에는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가 설치됐다. 내부에는 소파와 테이블, 생수와 커피·차를 비치한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다. 휴대폰 충전기도 갖춰져 택배기사, 퀵서비스 종사자 등 이동이 잦은 노동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 사당역에는 여성 전용 쉼터도 별도로 운영된다.

2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신당역에서는 활용되지 못한 약 900평 규모의 공간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뮤지션 공연과 보드 스케이트 퍼포먼스가 열리고, 다음달에는 ‘패션과 AI, 빛’을 주제로 한 체험형 전시회가 예정돼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번 사업을 ‘펀스테이션(Fun Station)’ 프로젝트의 첫 단계로 소개했다.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시민들이 머무르고 즐기는 공간으로 바꿔, 도시 생활의 질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