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무역 협정들이 실제 경제 효과보다 정치적 상징성에 치중돼 있다는 비판이 워싱턴과 국제 경제 분석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 ‘역사적 합의’라는 수사, 실질 내용은 미흡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달간 한국·유럽·중남미 국가들과 연이어 무역 합의를 발표하며 “미국 경제를 위한 역사적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세부 조항을 살펴보면 투자 규모·시장 개방·관세 인하 폭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조건부로 설정된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일부 협정은 투자 금액만 발표되고, 투자 시기·분야·집행 계획은 후속 협의로 미뤄졌다. 관세 인하도 상징적인 품목에 한정되거나, 예외 규정이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확인됐다.

■ 정치적 계산이 우선된 합의 구조

전문가들은 이번 ‘빅 무역딜’이 경제 효과보다 정치적 메시지에 방점이 찍혔다고 분석한다. 미국 대선이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딜메이커’ 이미지를 부각하고, 국내 제조업과 농업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브루킹스연구소 무역정책센터의 한 연구원은 “실제 시장 개방 폭은 제한적이지만, 대규모 합의라는 이미지를 통해 지지층에게 ‘성과’를 보여주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 국제 파트너국의 미묘한 반응

협정에 서명한 일부 국가들은 공식적으로는 환영 입장을 표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실질 혜택이 크지 않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신흥국들은 투자 약속이 실행되지 않거나, 미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조건이 변경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한 통상전문가는 “정치 이벤트 성격이 강한 협정은 장기적으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실제 교역 구조를 개선하는 실무 협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보여주기식 협정’의 위험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 합의가 단기적인 환율 안정이나 주식시장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실질 교역량 확대나 무역수지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경고한다.
또한, 협정 이행 과정에서 내용이 축소되거나 후퇴할 경우, 미국의 신뢰도 하락과 국제무역질서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 결론

트럼프 행정부의 ‘빅 무역딜’은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와 외교 무대 퍼포먼스 측면에서는 성공적일 수 있으나, 실질 경제 효과 측면에서는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다. 향후 협정의 이행 속도와 구체적 성과가 이번 논란의 진위를 가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