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녁, 일본 지바현 다테야마시 해안에 향유고래 네 마리가 한꺼번에 떠밀려 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은 모두 살아 있었으며, 몸길이가 7~8m에 달했다. 다음 날인 30일 아침 러시아 캄차카반도에서는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하자, 소셜미디어상에는 고래 집단 출현이 지진의 전조라는 추측이 빠르게 확산됐다.

일본 국립과학박물관 관계자는 해당 고래들이 평소에도 간헐적으로 이 지역 해역에서 목격되는 향유고래임을 밝혔으나, 네 마리가 동시에 해안으로 밀려온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지진 직전 해저에서의 비정상적인 소음이 고래 이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전에도 후쿠시마 인근 해안에 고래 수십 마리가 좌초된 바 있으나, 대학 연구팀은 당시 두 현상이 연관이 없다고 결론지은 바 있다. 고래 좌초 현장을 조사 중인 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고래가 해안에 발견되는 일은 하루에도 한두 차례 벌어질 정도로 드문 일이 아니다”며 “지진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과학계에서는 해양 포유류의 집단 이동 패턴이 기상 변화나 해류·먹이 활동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지진 전조로 단정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례가 전 세계적인 ‘자연 현상과 재난 예측’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