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3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 속에서도 다섯 번째 연속 동결로, 경기 둔화 징후와 관세 영향을 모두 고려한 신중한 통화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회의 결과 성명문에는 “경제 활동 성장세가 완화되고 있으며, 여전히 높은 물가 상승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문구가 반영됐다. 특히 순수출 변동이 경제 지표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을 새로 넣어, 최근의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과 무역 환경 변화를 반영했다.

이번 FOMC에서는 두 명의 위원이 금리 동결에 반대하며 인하를 지지했다. 미셸 보우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해, 복수의 반대표가 나온 것은 32년 만에 처음이다. 두 인사는 모두 파월 의장과 거취 논의가 이어지는 ‘친(親) 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돼, 백악관의 통화정책 압박이 Fed 내부에도 균열을 만들고 있음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9월 금리 경로에 대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향후 데이터를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 영향에 대해서도 “일회성일 수도, 장기화될 수도 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이 발언이 매파적 기조로 해석되면서 9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한층 후퇴했다.

회의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33.8%로 상승했고, 미 국채 금리는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와 S&P500이 하락한 반면, 나스닥만 소폭 상승 마감해 기술주가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