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남부 광둥(广东)성 일대에서 뎅기열·지카바이러스와 유사한 치쿤구니야(Chikungunya) 열병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 당국이 비상 대응에 나섰다. 올 들어 12개 도시에서 확인된 확진자는 4,800명을 넘었으며, 대부분 경증이지만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1. 확진자 5,000명 육박…“포산·선전시 집중”
광둥성 질병예방통제센터에 따르면, 2025년 들어 이 지역에서 보고된 치쿤구니야 확진자는 총 4,824명(7월 29일 기준)이다. 특히 포산(佛山)시에서 환자가 절반 이상 발생했으며, 홍콩과 경계를 맞댄 선전(深圳)시에서도 산발적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다행히 중증·사망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휴가철을 맞아 사람 간 이동이 잦아지면서 방역 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2. 치쿤구니야 열병이란?
치쿤구니야는 1952년 탄자니아에서 처음 확인된 모기 매개 바이러스 질환으로, 이집트숲모기·흰줄숲모기가 주 매개체다. 모기가 사람을 물 때 바이러스가 침샘으로 전파되고, 잠복기(1~12일) 뒤 ▲고열 ▲심한 관절통 ▲발진 ▲근육통 등이 동반된다. 사람 간 직접 전염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증상이 심하면 보행 불능에 이를 정도로 통증이 극심해 ‘구부정한 자세’를 의미하는 스와힐리어 단어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3. 백신·특효 치료제는 아직…“초기 대응이 핵심”
치쿤구니야는 치사율이 1% 미만으로 낮으나, 아직 승인된 백신이나 특효 약물이 없다. 따라서 모기 유충 서식지 제거와 성충 퇴치를 통한 ‘초기 방역’이 최선의 대응책이다. 광둥성 보건당국은 시민들에게 ▲방충망 설치 ▲긴소매 의복 착용 ▲실내 고인 물(화분 받침·페트병 등) 제거 등을 강력 권고하고 있다.
4. 물고기 방류·전문 방역팀 투입
광둥성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하수·연못·시냇가에 모기 유충을 포식하는 물고기 약 5,000마리를 방류했다. 동시에 방역 전문 인력을 동원해 주민 밀집 지역과 공원, 학교 주변을 대상으로 집중 방역을 실시 중이다. 이와 함께 열병 환자를 조기 선별·격리하기 위해 지역 보건소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5. 국내 유입 차단 준비도 강화해야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모기 활동이 왕성해지는 8~9월이 고비다. 우리나라 역시 해외 입국자를 통해 바이러스가 섞여 들어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검역 강화와 모기 주의보 발령이 필요하다. 특히 광둥성과 항공편이 잦은 남부·제주 지역 보건당국은 ▲입국자 발열 모니터링 ▲야외 활동 자제 안내 ▲지역 방역망 점검 등을 미리 점검해야 한다.
진단·치료가 어려운 치쿤구니야 열병은 ‘사전 예방’이 유일한 최후의 보루다. 국민들은 야외 활동 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집 주변·사무실 내 물 고임이 없도록 수시로 점검해 주시기 바란다. 아무리 작은 웅덩이도 모기의 ‘번식지’가 될 수 있으므로, 방충망 관리와 방역 수칙 준수를 생활화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