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한 지 나흘 만인 7월 28일(현지시간), 양국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긴급 정상회담을 갖고 조건 없는 휴전에 합의했다.

이날 회담에는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 주재로 태국 총리 권한대행 품탐 웨차야차이 내무부 장관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참석했다. 이브라힘 총리는 “오늘 자정부터 양국은 즉시 휴전에 돌입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지난 24일부터 영유권 분쟁 지역인 국경 일대에서 전투기와 중화기를 동원한 충돌을 벌여, 태국 측 22명·캄보디아 측 13명 등 최소 35명이 사망하고 140여 명이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 26만여 명이 대피소로 피난하는 등 대규모 인도적 위기 상황이 빚어졌다.


이번 휴전 합의는 아세안(ASEAN)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중재로 성사됐다. 양국 정상은 우선 폭력 행위를 중단하고, 향후 국경 분쟁 해결을 위한 외교·안보 채널을 통해 추가 협의를 이어가기로 약속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급박하게 고조된 무력 충돌을 조속히 진정시킨 점은 긍정적이지만, 근본적인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역사적 검증과 아세안 차원의 다자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양국은 앞으로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아세안 회원국과 국제기구의 지원하에 분쟁 지역의 긴장 완화와 상호 신뢰 회복을 위한 실사단을 구성하고, 공동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휴전 합의가 지속 가능한 평화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