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9월 중국에서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두 정상 모두 같은 시기에 방중할 경우, 물리적으로 같은 도시에 머무르는 동안 비공식 회담을 시도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크렘린궁은 현재까지 양국 정상이 별도 일정으로 회담 일정을 확정하거나 준비를 진행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실질적 논의를 위해서는 먼저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사전 작업을 마친 뒤에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프로세스와 연계해 터키에서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구체적 일정 조율은 아직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크렘린궁은 “필요하다면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통화 일정도 신속히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중·러 삼각 외교 구도의 변수를 예고한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가 중국을 무대 삼아 직접 대화 채널을 개설할 경우, 지정학적 긴장 완화와 함께 다자간 협력 가능성도 동시에 모색될 전망이다. 다만 극도로 예민한 사안인 만큼, 공식 합의 전까지는 각국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