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28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에서 “러시아에 대한 관세 유예 기간을 기존 50일에서 10~12일로 단축하겠다”고 밝히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계정에 글을 올려, 이번 조치를 “미국이 러시아에 마치 최후통첩을 던지는 것”이라며 “매번 새로운 최후통첩은 결국 전쟁으로 가는 발걸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과거 어느 국가와도 같지 않으며, 이러한 압박은 동맹이 아닌 적대 행위”라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또 “이것은 러시아와의 분쟁이 아니라 미국과의 전쟁을 선택하라는 요구”라며, 전임 행정부를 조롱하는 표현을 섞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했다. 크렘린궁이나 외무부 차원의 공식 언급은 아직 없으나, 이 같은 강경 반응은 양국 간 긴장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실망했다”며, 무역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 15~20%의 기본 관세율을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이 실제 부과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원자재 시장은 물론 군사·안보 분야에서의 협력 여건도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반발과 미국의 단기 관세 압박은 오는 8월 1일부로 유예 기한이 마감되는 상호관세 시행을 앞두고 양국 관계의 향방을 가늠케 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