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가 수년간 준비한 산림휴양 숙소 ‘수락 휴’가 정식 개장을 앞두고 기대 이상의 흥행 신호를 보이고 있다. 산과 도시가 만나는 입지, 세심한 공공투자, 지역주민 우선 정책이 결합해 도시형 숲캉스(숲+바캉스)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3분 만에 한 달 예약 마감

노원구에 따르면 ‘수락 휴’는 7월 정식 개장을 앞두고 진행한 사전 예약에서 단 3분 만에 한 달치 예약이 매진됐다. 구 단위 자치행정이 직접 운영하는 숙박시설로서는 이례적인 흥행이다.

이러한 인기는 ‘도심 속 자연휴양림’이라는 희소성 덕분이다. 수락산 자락의 숲을 활용해 만든 휴식·치유형 숙소로,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전통적 산림휴양시설 못지않은 자연 경험을 제공한다.

총 231억원 투입된 공공 프로젝트

이 숙소는 단순한 캠핑장이 아니라 공공이 장기 계획으로 투자한 숙박·체험 복합공간이다. 2018년부터 준비를 시작해, 구비 110억원을 포함해 국비·시비·특별교부금까지 합쳐 총 231억원이 투입됐다.

관광수입 창출뿐 아니라 주민 복지, 지역경제 활성화, 도시환경 개선까지 고려한 정책형 사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레스토랑·카페를 제외한 숙박·체험시설 운영은 구청이 직접 맡아, 민간위탁 없이 관리와 수익을 모두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지역주민 우선 예약제와 ‘사연 공모전’ 운영

이용 예약도 지역 우선 정책이 돋보인다. 매달 7일에 다음 달 객실의 50%를 노원구민에게 우선 개방하고, 이후 10일부터는 전국민에게 선착순으로 개방하는 이원화 예약제를 적용했다.

임시 운영기간에는 ‘사연 공모전’, LP기부 이벤트 등을 통해 지역 봉사자와 사업 관계자들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해 지역밀착형 마케팅도 병행했다.

다양한 객실과 체험시설

수락 휴는 4인실·6인실 트리하우스 등 다양한 숙소를 갖추고 있다. 가격대는 성수기·비수기, 주중·주말에 따라 최소 7만~25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이용객은 숙소에서 불멍을 즐길 수 있는 전용 공간을 활용할 수 있으며, 향후에는 유아 숲체험원, 무장애 숲길, 계곡 피크닉장 등 추가 체험시설이 단계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야간 프로그램으로는 천체망원경 관찰, 숲 해설, 국궁 체험 등도 계획 중이다.

도시형 숲캉스 실험의 의미

서울시는 물론 전국 지자체가 관광수입 증대, 주민 복지, 환경적 가치까지 한 번에 고려한 숙소 모델을 고민하는 가운데, 수락 휴는 흥미로운 선례가 될 전망이다.

첫째, 대규모 공공자금을 투입해 관리·운영을 공공이 직접 하는 형태가 민간위탁 대비 어떤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을 보일지가 주목된다.

둘째, 지역주민 우선 예약 정책이 ‘세금 사용의 정당성’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셋째, 도시권 내 자연휴양림 숙소 수요가 얼마나 지속적일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자연이 주는 놀라움, 편의시설의 완성도, 다양한 체험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며 “방문객이 숲에서도, 시설에서도, 체험에서도 놀라움을 느낄 수 있도록 계속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